"너에게 닿을까" 췌장암으로 세상 떠난 여친에게 보낸 편지

2017-08-0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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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한 남성의 애절한 사연이 SNS 이용자들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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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의 애절한 사연이 SNS 이용자들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이다.

#30093번째포효 7년동안의 긴 연애를 끝으로 너를 보냈다.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날 앙상한 나뭇가지가 찬바람에 흔들리던 어느 겨울날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너를 보내야했다. 추울텐데, 추위를 견디지 못하는 ...

Posted by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on Sunday, 6 August 2017

작성자는 "7년 동안의 긴 연애를 끝으로 너를 보냈다.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날 앙상한 나뭇가지가 찬바람에 흔들리던 어느 겨울날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너를 보내야 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몸이 자주 아팠던 너였다. 한 달 중 10일은 아프던 넌, 결국 작년 10월 췌장암 판정을 받고 1월에 내 곁을 떠났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빈혈에 부정맥으로 자주 쓰러지던 너라 그날도 당연히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2016년, 유난히 더 아프던 너를 보면서 왜 나는 그 흔한 건강검진이나 해보자는 얘기를 못했을까"라고 후회했다.

덧붙여 "어리고 한없이 예쁘던 네가 췌장암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내 가슴은 주저앉았다. 하나님은 왜 너처럼 이쁜 아이를 먼저 데려가셨을까"라고 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세상을 떠난 뒤 미친 듯이 울고 술만 마셨다고 했다. 하지만 '술 그만 마셔'라고 하던 여자친구 잔소리가 귓가에서 맴돌고 난 후부터는 술이고 담배고 다 끊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네가 그렇게 잔소리할 때는 못 끊었는데, 네가 살아있다면 어린아이처럼 좋아했겠지. 이쁜 아이 낳으려면 담배 끊어야 한다고. 나 담배 끊었다. 그런데 내 옆엔 너가없다"고 했다.

여자친구와의 첫 만남도 언급했다. 작성자는 "7년 전 여름 고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고백하던 날) 하루 전부터 수십 번 연습했던 말을 되뇌며 네 손을 잡았었다. 그날을 시작으로 어느덧 7년이 지났다. 그날처럼 나는 네가 떠날때도 아무말도 해주지 못했다"고 했다.

덧붙여 "안 그래도 말랐던 네가 19kg 다 되게 살이 빠지고, 속이 울렁거린다며 몇번씩 화장실로 뛰어가다가도, '살 빠지니까 해골 같다. 못생겼지?'라고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이던 너,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글쓴이는 "여기서 쓰는 편지가 너에게도 닿을까. 혹시 이걸 볼 수 있다면 오늘 밤 꼭 내 꿈에 나타나줘"라고 했다.

끝으로 "널 보낸지 벌써 7개월이 더 지났어. 너와 보낸 7년보다 난 이 7개월 동안 더 울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울게. 우리의 7년을 천천히 되돌아가면서 너에게 갈게"라고 했다.

해당 글은 9일 기준 좋아요 2만6000개, 댓글 6000개를 돌파하며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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