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자살 생방송…20대 여성 목숨 구한 소방관부부

2017-08-24 14:40

add remove print link

연탄을 피워 놓고 SNS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생방송하는 20대 여성을 소방관 부부가 합심해 구조했다.

왼쪽부터 아내 배영미 소방교와 남편 김용인 소방장. (인천소방본부 제공) /뉴스1
왼쪽부터 아내 배영미 소방교와 남편 김용인 소방장. (인천소방본부 제공) /뉴스1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연탄을 피워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생방송하는 20대 여성을 소방관 부부가 합심해 구조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4시18분께 상황실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SNS 개인방송에서 한 여성이 집에 연탄을 피워놓고 자살 생방송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이 여성은 방송 2시간 전 자신의 SNS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게재했다.

신고를 접수한 김용인 소방장(38)은 이 여성이 20세 A씨라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정확한 위치 파악이 안 되자 신고자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과 공동으로 수색작업을 하도록 조치했다.

다행히 수색 40여분 만에 두 번째 신고자가 A씨를 알고 있고 그의 주거지가 연수구라며 정확한 주소를 알려줬다. 김 소방장은 곧바로 A씨의 집으로 구조대와 구급차를 출동시켰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씨를 응급조치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다행히 연탄을 피운 뒤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여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에는 공단소방서에 근무하는 김 소방장의 아내 배영미 소방교(35)도 있었다.

부부소방관인 이들은 남편이 119상황실 요원으로, 아내가 현장 구급대원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남편이 내린 지령에 아내가 출동해 목숨을 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내 배 소방교는 “현장 도착 당시 건물 안에 연탄 냄새가 진동했고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며 “남편과 협동해 한 생명을 구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home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