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생후 2개월 강아지 던진 60대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2017-08-26 09:20

add remove print link

강아지 머리뼈 등에도 골절 등의 상처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부검에서 확인됐다.

죽은 '생후 2개월 강아지' / 이하 연합뉴스
죽은 '생후 2개월 강아지' / 이하 연합뉴스

(하남=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생후 2개월 된 강아지를 집어 던진 혐의로 입건된 60대 노인이 결국 형사처분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이 노인에 의해 내던져진 뒤 죽은 채 발견된 강아지의 사인이 명확지 않음에도 불구, 이러한 행위로 인해 강아지가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고 본 경찰이 재물손괴죄를 적용한 것이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69)씨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3시 23분께 하남시의 한 식자재 도매업체에서 강아지를 들고나와 두 차례 공중으로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씨는 한 차례 땅바닥에 내던져져 움직임이 거의 없는 강아지를 집어 들고 잠시 걸어가다가 강아지를 재차 도로 옆 공터로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강아지는 5m가량을 날아 몸집 큰 개들이 있는 공터에 떨어져 몇 바퀴를 구르고선 더는 움직이지 못했고, 이틀 뒤 죽은 채 발견됐다.

내던져진 강아지
내던져진 강아지

이에 대해 A씨는 "강아지가 낑낑대서 어미를 찾는 줄 알고 (큰 개가 묶여 있는 공터에) 던져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강아지를 던진 행위로 인해 강아지가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에 대해 뚜렷한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강아지의 부검을 의뢰했으나 죽은 지 나흘이 지난 상태여서 사인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강아지 머리뼈 등에도 골절 등의 상처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부검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A씨의 행위와 강아지의 죽음 간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강아지가 A씨에 의해 두 차례 내던져진 뒤 죽은 채 발견됐고, 사건 발생 전에는 강아지가 건강했다는 강아지 주인의 의견 등을 종합한 결과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에 대해 동물보호법 외에 재물손괴죄도 적용했다.

개(반려동물)의 경우 소유주가 있으면 민법상 재물로 간주되기 때문에 재물손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동물보호법 제8조 위반, 즉 동물학대(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처벌이 다소 무겁다.

아울러 경찰은 현장 주변 탐문 중 제보를 받아 A씨가 다른 개를 학대한 혐의도 밝혀내 범죄 사실을 추가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동네에서 4살 된 진돗개를 길이 2m짜리 쇠파이프로 수차례 때려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개가 짖어서 때렸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강아지를 던지지 않았다면 죽음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 판단했다"며 "피의자가 '경도 인지장애(약한 치매)'를 앓고 있지만, 지난해 말 범행을 기억하는 점에 미뤄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