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엄벙덤벙

2017-09-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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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토박이말 맛보기]엄벙덤벙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토박이말 맛보기]엄벙덤벙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엄벙덤벙

[뜻]1)뚜렷한 제 생각이나 보는 눈이 없이 어영부영 되는대로 일을 해치우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보기월]저도 쉴 때나 배울 때나 한결같이 엄벙덤벙 지내는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먼길을 다녀온 뒤이기도 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그제 앞낮(오전)에는 일을 하나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뒤낮부터 슬기틀에 앉아서 할 일을 하나씩 챙겼습니다. 너나들이 큰잔치에 다녀온 글도 쓰고 이레마다 싣는 글도 챙겼습니다. 그렇게 할 일을 끝내고 보니 날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누리그물(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어떤 이름난 사람이 길에서 많은 사람들한테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쓸모없다며 지나치게 얕보며 살고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도 잘 못하며 사는데 제발 그러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태어나 뒤집는 몸짓 하나만으로도 기쁨을 주고 추어올림을 받았던 우리인데 하는 말 한마디 몸짓 하나도 좋게만 보면 다 추어올릴 것임을 잊지 말자고 했습니다.

저도 쉴 때나 배울 때나 한결같이 엄벙덤벙 지내는 아이들을 보며 많이 안타까워 했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말과 움직임을 쓸데없는 것이라 여기며 말이지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저도 그 아이들에게나 저에게 어떠냐? 잘 지내냐? 괜찮냐? 물어 봐 준 적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말이 더 제 마음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잣대로 남의 쓸모를 마름하지도 않아야 하며 다른 사람이 그만의 잣대로 내 쓸모를 마름하는 것에도 마음을 쓰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

이 말은 2)들떠서 말이나 짓이 덜렁대는 모양을 나타내기도 하며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1)-그는 맡은 일을 엄벙덤벙 해치우고는 얼른 퇴근해버렸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딸이 아니었다면 세상에 진짜 사랑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엄벙덤벙 인생을 보냈을 것이다.(고려대 한국어 대사전)

4350해 온가을달 열아흐레 두날(2017년 9월 19일 화요일)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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