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vs 송영무... 엇박자 나는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

2017-09-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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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장본인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이하 뉴스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이하 뉴스1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위기 상황이 고조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안보가 중요한 이때,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에서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

사태 장본인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다.

대한민국 외교 안보 중책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은 대북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송 장관은 문 특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엄중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문정인 특보는 북핵 위기 해법에 대해 일명 '쌍 잠정중단론'을 펼치고 나섰다.

문 특보는 지난 14일 한반도평화포럼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강연에 참석했다. 문 특보는 "북한 핵 동결을 전제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쌍 잠정중단'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이 핵,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북한 핵 동결 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 특보 견해에 대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송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는 않아 개탄스럽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송 장관은 "문정인 교수는 본래 제가 입각하기 전에 한두 번 뵌 적이 있지만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하고 상대할 사람이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특보를 비판한 송 장관에 대해 엄중 주의 조치를 내렸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윤 수석은 "송영무 국방장관의 국회 국방위원회 발언과 관련,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일이 안보 정책 혼선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오후 출입기자들과 만나 "정부 외교 안보 라인의 혼선이라는 주장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여러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며 "그 의견이 정부 정책과 직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