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이라 두려웠다” 박유천 고소인 '무죄'...기자회견 전문

2017-09-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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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씨는 “내가 근무하는 곳이 유흥업소라는 이유로 원하지 않은 성관계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인가”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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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박유천(31) 씨 두 번째 고소인 송 모(24) 씨가 취재진 앞에 나섰다.

21일 서울고등법원 제5형사부(재판장 윤준)는 박유천 씨 성폭행 무고 혐의로 기소된 송 모 씨에 대한 항소심이 열렸다. 재판부는 송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송 씨 고소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원심 무죄 판결은 정당하다"라고 밝혔다.

재판 후 송 씨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 5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 씨는 병풍 뒤에 앉아 입을 열었다. 송 씨는 "원치 않은 성관계를 당한 후 펑펑 울었다"라며 "무고죄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게 될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송 씨는 "내가 근무하는 곳이 유흥업소라는 이유로 원하지 않은 성관계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날 송 씨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도 "송 씨가 유흥업소에 종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오해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당사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억울한 피해자를 위한, 유사한 상황을 겪는 피해자를 위한 기자회견을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나와 송 씨에 대한 악성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라며 "피해 여성 실명과 나이를 지속해서 언급하는 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박유천 씨가 출연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비뚤어진 화살은 과녁을 맞힐 수 없다'라는 대사가 있다"라며 "그릇된 방법은 옳지 못하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송 씨는 박유천 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했다. 송 씨는 지난 2015년 12월 한 주점에서 박유천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박유천 씨는 송 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지난 7월 재판부는 무고 혐의 1심에서 송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불복해 항소를 신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온 송 씨 공식입장 전문이다.

본 사건 피고인은 텐카페로 불리는 1종 유흥업소 주점에서 일을 하던 종업원으로서, 2015년 12월 16일 자정 전후 룸 내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박유천으로부터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갖게 되었다. 이를 두고 신고 여성은 성폭력이라 판단하였고, 박유천 측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주장하였다. 다만 양자간의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법적분쟁으로부터의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하 이 사건 성폭행 또는 원치 않았던 성관계에 대해 '이 사건'이라고 말하겠다.

이 사건 직후 본 사건 피고인은 충격으로 통상 퇴근 시간까지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을 흘리고 말을 못하는 상태에 있었고 조기 퇴근하여 2015년 12월17일 새벽에 다산콜센터 120에 신고하여 피해 상황을 상담하였고 이후 출동한 경찰관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피해를 토로하였다.

그러나 본 사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가해자가 너무 유명한 연예인이라 세상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란 걱정이 있었고, 이후 살아가면서 보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기에 신고를 철회하였다.

본 사건 피고인은 이후로도 피해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해 당시 사용하였던 생리대를 6개월 가까이 보관하는 등 내적 갈등을 겪다가 버리는 등 잊기 위한 노력을 하던 중에 TV에서 첫번째 고소 여성이 자신과 비슷한 일을 당하여 신고하였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고 이에 용기를 내서 2016년 6월 14일 고소하였다. 그 과정에서 YTN과 PD수첩이 이 사건 가해자에 대하여 한 성폭행 고소들에 대한 취재에 응하여 인터뷰를 하였다.

박유천 측은 두번째 신고 여성이라고 불리는 본 사건 피고인을 무고와 언론 출판 등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으로 고소하였고, 수사 기관의 기울어진 잣대 속에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였다가 기각되었으나 그 직후 기소하였다. 이에 본 사건 피고인은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과 현재 국민의 법감정이 반영될 수 있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였고 배심원 전원일치 의견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한편 안타깝고 한편 다행스럽게 이 사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형된 시각을 법정에서 1심과 항소심을 통해 함께 들어보는 계기가 되면서 무죄가 재차 선고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여성은 검찰이 불기소한 박유천의 성폭력에 대해 재정신청을 하여 그 판단을 구하는 과정에 있는데, 가사 한국의 법현실 속에서 박유천의 성폭력이 증거 불충분의 문제로 유죄가 선고되거나 기소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피해여성의 의사에 합치한 성관계라고는 결코 볼 수 없었기에 그에 대해 그간 재판을 받으며 있었던 사실이나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