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합시다” 문재인 대통령이 넘어야 할 높디높은 '홍준표 산'

2017-09-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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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안보 기조는 완전히 상반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미국 뉴욕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와 '협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추석 연휴 전을 목표로 여야 5당 대표·원내대표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매듭을 짓겠다는 구상도 함께 하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인사 파동을 겪으면서 국회와 협력이 국정 운영을 위해 절실하다는 점을 실감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 바람과 달리 협치는 '산 넘어 산'처럼 험난할 전망이다. 정부 안보 기조와 정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협력을 얻어내기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북핵에 맞서 우리나라가 전술핵을 보유해야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해 독자적으로 핵 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사회 제재와 압박을 통한 핵 포기를 강조하는 문 대통령 기조와 완전히 상반된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이 여권 일각에서 "적폐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에 대한 감정적인 앙금도 남아있는 상태다.

국회와 협치를 위해서는 의석수 107석을 가진 제1야당 자유한국당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협치를 위한 여정을 시작한 문 대통령이 높디높은 '홍준표 산'을 넘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바람인 국회와 협치는 '산 넘어 산'처럼 험난할 전망이다. 자칫 협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할 경우 정국이 냉각될 우려도 있다. 자료사진은 에베레스트 산 / 셔터스톡
문재인 대통령 바람인 국회와 협치는 '산 넘어 산'처럼 험난할 전망이다. 자칫 협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할 경우 정국이 냉각될 우려도 있다. 자료사진은 에베레스트 산 / 셔터스톡

이런 가운데 '청와대 회동' 제의를 받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SNS에 올린 글이 관심을 끌었다. 홍 대표는 이번 회동에 불참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서운한 감정까지 여과 없이 드러냈다. 자유한국당과 협치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홍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으로 "안보 문제로 청와대 회동을 하자고 한다. 전혀 반대의 안보관을 가지고 있는데 만나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정치적 쇼로 소통한다는 것만 보여줄려는 청와대 회동은 안하는 것보다 못하다"며 "적폐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정치 보복에 여념이 없는데, 적폐세력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또 "그냥 본부중대, 1·2·3중대만 불러서 회의하라"며 "우리는 5000만 국민이 핵 인질이 된 북핵을 타개하는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안보문제로 청와대 회동을 하자고 합니다. 전혀 반대의 안보관을 가지고 있는데 만나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정치적 쇼로 소통한다는 것만 보여줄려는 청와대 회동은 안하는것 보다도 못합니다. 적폐세력으로 지목하면서...

홍준표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9월 24일 일요일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여야 5당 대표·원내대표 회동 대신 문 대통령과 홍 대표 '단독 회동'을 내심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제1야당과 이런 얘기를, 대화를 한다면 그건 좀 모르겠다"며 "그렇게 10명이 모은 데서 무슨 얘기가, 대통령과의 소위 식사회동이라는 것이 대개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1대 1회동을 하면) 그것은 정말 깊이 논의가 들어갈 수 있다"며 "지금 여러가지 서로 대북 정책에 대한 기조가 다른 데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