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맞히겠냐? 으하하하” 교사에 체험용 활 쏜 교감 (상황 녹취록)

2017-09-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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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는 사건 당일인 지난 6월 22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무실 상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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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교감이 20대 막내 여교사를 과녁 옆에 세워두고 장난감 활을 쏜 사건이 공분을 산 가운데 당시 교무실 상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됐다.

자료 사진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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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는 사건 당일인 지난 6월 22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무실 상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월22일)

교사 : 안녕하세요

교감 : 이XX 선생님, 저기 과녁 좀 가 봐봐

교사 : 아, 저요?

교감 : 아니. 그 과녁에 서 있어 보라고. 아이 안 맞혀

교사 : 왜, 왜죠?

교감: 설마 맞히겠냐? 으하하하하하. 아니, 거기 있다가 오면 피하면 되는데. 야, 거기 있다가 맞는다? 이거 막 아무 데나 막 튀어, 이거

(화살 소리)

교사 : 어우, 어. 어

교감: 내가 거기 서 있어도 안 맞힌다니까. 딱 머리 두 개만 딱 스치고

사건을 취재한 김종원 SBS 기자는 "한 70cm 정도 되는 대나무를 나일론 실에 활시위로 묶어서 만든 활"이라며 "아이들 체험장에서 선사시대 체험용으로 만든 활이다. 화살은 오뎅 꼬치 같은 나무 꼬치 끝에 흡착판이라고 하는데, 고무 흡착판이 달려있어서 벽에 붙을 수 있게 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아이들 체험용이라고는 해도 저희가 직접 똑같은 모델을 구매해서 쏴봤더니 꽤 세더라"라며 "저희가 사과에 실험을 해봤는데 활을 맞은 자리가 아무리 흡착판이 있어도 미는 힘 자체가 세다보니까 사과가 맞은 부위가 시퍼렇게 멍이 들더라. 갈색으로. 눈에 맞았으면 굉장히 위험할 뻔 했다"고 전했다.

김 기자에 따르면 이 교사는 사건이 일어난 순간에는 너무 당황해 아무 말도 못했다. 이후 3~4일쯤 지난 뒤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김 기자는 "교감 선생님과 교사가 면담 시간을 가졌다"며 "교사는 당연히 처음에는 사과만 받고 끝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교감 선생님이 '쏘지 않았다.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겨눈 것 까지는 생각이 나는 것 같은데 쏜 생각은 안 난다. 하지만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다' 이렇게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교감 선생님이 갑자기 이 피해 당사자만 빼놓고 교내에서 다른 선생님을 다 모았다고 한다"며 "학교 안에 있는 도서관으로 방송을 통해서 다 모이라고 해서 모아놓고 공식 사과문을 낭독했다. 다른 선생님들을 모아놓고. 피해 당사자는 안 부르고. 이게 무슨 사과인지 모르겠는데. 그 사과문을 낭독하는 당시 녹취가 있어서 들어봤더니 (교감이) 울면서 얘기를 하더라"라고 했다.

김성준 앵커가 "교사가 녹음은 어떻게 하게 된 것이냐"고 묻자 김 기자는 "의문을 가진 분이 많은데 이 여교사가 사실 사건이 있기 전부터 교감 선생님을 무서워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김 기자는 "교감에게 혼난 적도 많고 그리고 폭언을 한 경우도 있다고 하고. 실제로 업무 지시를 이렇게 해놓고, 그렇게 똑같이 지시 받은 대로 하고 나면 '내가 언제 그랬어'하면서 말을 바꾸며 혼난 사례가 몇 번 있어서 이때도 교감이 업무 지시할 게 있다고 교무실로 오라고 호출을 한 거라 혹시 나중에 말이 바뀌거나 할까봐 녹음기를 켜고 들어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천시교육청이 교감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가인권위원회도 현장 조사를 나갈 계획이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