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1천만원 '꿀꺽'한 여성 “하나님이 상 주신줄”

2017-09-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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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자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매월 적금을 부은 돈이었다

문씨가 떨어뜨린 돈이 CCTV에 잡혔다 /연합뉴스 TV
문씨가 떨어뜨린 돈이 CCTV에 잡혔다 /연합뉴스 TV

지난 4일 부산시 금정구 모 은행에서 문모(73)씨는 4년간 모은 적금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5만원권 100매 2묶음(1000만원)이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손자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4년 전부터 노인 일자리로 번 20만원을 매월 적금으로 모은 돈이었다.

이날 오후 1시 45분쯤 문 씨는 집으로 돌아가다가 봉투에 담긴 이 돈묶음을 실수로 길바닥에 떨어뜨렸다. 1∼2분 뒤 돈이 없어진 사실을 알아차린 문씨는 부랴부랴 현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돈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4년간 손자들을 위해 모은 돈이었지만 적금에 가입한 사실을 가족에게 숨겼기에 하소연도 못 한 채 애만 태웠다. 문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섰다. CCTV를 살펴본 결과, 문씨가 떨어뜨린 돈을 두 사람이 발견해 가져간 사실이 밝혀졌다. 문씨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정모(여·77)씨와 정씨 뒤에서 걸어오던 박모(여·64)씨였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정씨와 박씨는 1000만원을 절반으로 나눠서 챙긴 뒤 헤어졌다.

경찰은 지난 8일에 정 씨를, 지난 13일에 박 씨를 각각 검거했다. 경찰은 정 씨와 박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는 "자신이 기독교 신자인데, 너무 착하게 살아서 하나님이 상을 주시는줄 알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다.

경찰은 두 사람으로부터 피해 금액 전부를 회수해 문 씨에게 전달한 뒤 은행에 입금하도록 안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돈을 되찾기 전까지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들었다"며 "피해금을 그대로 회수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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