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붕괴다” 영화 '여중생A' SNS에서 논란

2017-09-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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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중생A'의 남주인공 캐릭터 '재희'가 SNS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 '여중생A'의 남주인공 '재희'가 SNS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 '여중생A'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게임에 빠져 살던 평범한 여중생 '장미래'가 게임 밖 세상 속에서 친구들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해 나간다는 이야기다.

원작 웹툰을 사랑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영화 속 남주인공 '재희'가 원작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원작과 주인공의 성장스토리가 갖는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고 있다.

문제가 된 캐릭터 '재희'는 '미래'와 일상 속 고민과 상처를 공유하는 소울메이트로,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 중 단연 독보적인 존재다.

그러나 원작 웹툰 속 '재희'가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것과 달리, 영화 속에서는 20대 청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트위터 등 SNS와 온라인상에서는 재희 캐릭터의 나이 설정 변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트위터리안 '@Ylang_Ylang__'은 위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재희 캐릭터는 학교를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이자 미래와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그런데 굳이 20대로 설정한 것은 '자퇴=탈선'이라는 기성세대의 편견 때문인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중생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청소년과 성인의 만남을 마냥 미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했다. "게임 상에서 만난 20대 성인 남성과 여자 중학생의 실제 교류는 부정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고, 젠더권력 차이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이모(30) 씨도 "원작에서도 미래의 친구가 인터넷에서 만난 20대 남성과 교제하면서 겪은 문제를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원작의 의도와 정반대의 설정이 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가 낸 공식입장 자료에서 '재희' 캐릭터를 "미래의 키다리아저씨"로 설명한 것을 두고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캐릭터 붕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원작 속 재희는 미래보다 몇 살 연상이기는 하지만 미래와 서로 반말을 하고 조언을 주고 받는 등 평등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키다리아저씨'라는 단어에는 보통 여주인공을 일방적으로 도와주고 보살펴 주는 존재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에 대해 원작 팬들은 재희와 미래의 관계가 수평적이지 않은 관계로 묘사될 가능성이 있고 한국영화 특유의 로맨스로 흐를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본다.

이모 씨는 "성인이라는 설정이 미래에게 가르침을 주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포지션이 될 것 같아 염려가 된다"고 했고, '@Ylang_Ylang__' 역시 "원작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극복 서사를 (주인공이) 주체적이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 로맨스에 치중될 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영화 '여중생A'는 30일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으며, 김환희, 수호(김준면), 유재상, 정다빈 등의 배우들이 캐스팅을 확정지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