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 피해자 살리려 트럭 훔친 남성이 차량 주인에게 받은 문자

2017-10-06 16:50

add remove print link

이라크 전쟁 참전 용사인 테일러 윈스턴은 트럭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옮겼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전직 해군이 도로에 서 있던 트럭을 이용해 피해자 수십 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CNN은 지난 1일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현장에서 이라크 전쟁 참전 용사인 테일러 윈스턴(Jay Taylor Winston·29)이 무인 트럭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윈스턴은 일요일 밤 친구와 함께 콘서트를 보러 나섰다가 끔찍한 총기 난사 현장을 목격했다.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총탄에 맞고 힘없이 거리에 쓰러졌다.

해군으로 일했던 윈스턴은 콘서트장 근처에서 열쇠가 들어있는 트럭을 발견하고 시민들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총탄이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을 두 차례나 병원으로 실어 날았다.

윈스턴은 "우리가 현장에 있는 이상 사람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범인은) 여전히 발사 중이었다"면서 "총기 난사 현장에서 떨어진 곳에 임시 병원을 세우고, 사람들을 콘서트장 밖으로 끌어냈다"고 했다.

윈스턴은 이어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무섭다. 하지만 우리는 부상자들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구급차도 없었고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 가장 힘든 부분은 부상당한 사람들을 다 구하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윈스턴의 사연이 전해진 뒤 이후 트럭 주인이 윈스턴에게 보낸 문자가 공개되기도 했다. 트럭 주인은 자신의 트럭이 피로 범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럭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른 건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인 걸요. 당신이 구한 사람들은 어떻게 됐나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윈스턴은 "제가 열쇠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환자 30여 명을 병원에 실어 보냈어요. 당신의 트럭이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모두 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윈스턴은 이후 트럭 주인을 만나 열쇠를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대화는 페이스북에서 1600여 회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한편 이번 사고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로 평가된다. 58명이 사망하고 500여 명이 다쳤으나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