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해 아이까지 가졌다” '그알' 제작진이 파헤친 '주지 스님 사건'

2017-10-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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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한 스님과 관련된 의혹을 파헤쳤다.

이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한 스님과 관련된 의혹을 파헤쳤다.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주지 스님의 이중생활'이란 부제로 조계종 H 스님 실체를 추적했다.

조계종 본원과 경북지역 여러 사찰에 같이 내용 팩스가 7월 31일 전송됐다. 문서는 '주지 승려 성폭행범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발송자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표기돼 있었다.

문서 발송자는 25세 여성이 경북 칠곡군에 있는 꽤 큰 규모 사찰 주지 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해 출산까지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발송자가 지목한 스님은 S 사찰 주지승인 H 스님으로 조계종 내에서는 판사 역할인 초심호계위원까지 맡고 있던 주요 인물이었다.

문서 발송자는 진경숙(가명) 씨였다. 그는 딸 박영희(가명) 씨가 이 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진 씨에 따르면 S 사찰 종무원으로 일하던 박 씨는 H 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해 5년 동안 숨어지냈다.

박 씨는 "스님이 가까이 와보라고 하더니 자기와 평생 시봉하는 부부처럼 지낼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며 "나가려고 하니 붙잡고는 이불에 눕힌 뒤 겁탈하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씨는 또 "제가 몸부림치니 뺨을 때렸고 내 정신이 혼미해지자 옷을 벗기며 겁탈했다. 그 후엔 자기가 하고 싶을 때마다 불러서 했다"고 덧붙였다.

박 씨에 따르면 H 스님은 "내가 아는 국회의원이 많다. 네 엄마도 소리소문없이 없애버린다"면서 박 씨를 협박했다. 두려움에 떨던 박 씨는 7월 6일 이 스님을 성폭행 및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딸 별이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H 스님 입장은 박 씨와 전혀 달랐다. H 스님은 제작진에게 "난 네가 좋은데 어떠냐 하니까 박 씨도 내가 좋다고 했다"며 "'나이가 너무 어려서 너랑 관계하기 좀 그렇다'고 했더니 '걱정 마라'며 먼저 옷을 벗었다"고 말했다. 또 "모녀 배후에는 무속인 이 씨가 있고 모녀는 19억 8000만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H 스님보다 박 씨 주장이 더 신빙성 있다고 평가했다. 박 씨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지만 H스님 진술은 성폭력 가해자들과 똑같은 레퍼토리라는 것이다.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이 사건은 강간인지 아닌지에 너무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종교적인 지도자가 해서 안 되는 행위임이 명백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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