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 제거하려 출동했다가 1000만 원 물어낸 소방관

2017-10-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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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여긴 윤 소방위 동료들이 돈을 모아 400만 원을 건넸고 나머지 600만 원은 윤 소방위가 부담했다.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제1묘지 400구역에서 소방관이 말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진. / 이하 뉴스1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제1묘지 400구역에서 소방관이 말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진. / 이하 뉴스1

지난해 한 소방관이 벌집을 제거하다 산에 불을 냈다는 이유로 1000만 원을 물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데일리는 지난해 8월 14일 전남 화순소방서 소속 윤모(49) 소방위가 벌집을 제거하다가 산에 불을 내 개인 돈 1000만 원을 물어줬다고 1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염소 농장이 있는 산속에 벌집이 있으니 제거 해달라"는 농장주 전화를 받은 윤 소방위는 평소처럼 장비를 챙겨들고 신고 장소에 갔다.

[단독]벌집제거 출동했다가 적금 깨 1000만원 물어낸 소방관

윤 소방위는 휴대용 부탄가스통에 토치램프를 연결해 벌집 구멍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이때 갑자기 돌풍이 일었고 바람에 날린 불씨가 건초 더미에 옮겨붙어 산불로 번졌다.

매체는 불길이 1시간여 만에 잡혔다고 전했다. 이어 불은 임야 0.1ha(1,000㎡)를 태워 피해액이 소방서 추산 100만 원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염소 농장주 아들은 다음날 윤 소방위에게 "불에 그을린 소나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철조망도 새로 교체해야 한다"며 "1000만 원을 보상하라"고 했다.

윤 소방위는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상부에 보고하지 못하고 결국 적금을 깼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윤 소방위 동료들이 돈을 모아 400만 원을 건넸고 나머지 600만 원은 윤 소방위가 부담했다.

매체는 출동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소방대원이 개인적으로 변상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소방관 A 씨도 화재 진압 과정에서 파손된 아파트 현관문과 찢어진 소파 값을 물어내라는 항의를 받았다. A 소방관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아파트 현관문이 파손되고 소파가 찢어졌는데 아파트 주인은 막무가내로 소방관에게 보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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