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방 밖으로 반려견 머리 내놨다가 270만원 배상한 견주

2017-10-2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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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애완견 관리 소홀에 대한 과태료 등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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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애완견에 물린 50대 여성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애완견 관리 소홀에 대한 과태료 등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애완견이 낯선 행인 등을 물면 견주(犬主)는 과태료뿐만 아니라 민·형사 소송도 당할 수 있다. 그동안 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왔을까?

자칫 애완견을 소홀하게 관리했다가 전과자가 된 사례도 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경기도 구리시내 마트 직원 A(65)씨는 B(32·여)씨의 집에 배달을 갔다가 낭패를 봤다.

B씨가 현관에 들어서 물품을 내려놓는 순간 독일산 애완견인 '미니핀'이 달려들었고 A씨는 새끼손가락을 물려 피가 나는 상처를 입었다.

A씨는 병원에서 5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들은 뒤 B씨를 찾아가 치료비를 요구했다.

그러나 B씨는 "미니핀이 물지 않았고 설령 물었더라도 이 때문에 입은 상처가 아니다"며 치료비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A씨는 B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B씨는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된 뒤 재판에 넘겨져 최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애완견이 낯선 방문객 등에게 달려들지 못하도록 안전조치하는 등 위험을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B씨는 애완견을 붙잡거나 A씨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의 주의의무 위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범행을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자의 상처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 손가방 밖으로 애완견 머리 내놨다가 270만원 배상

무심코 손가방 밖으로 애완견 머리를 내놨다가 치료비는 물론 위자료까지 배상한 사례도 있다.

2014년 5월 C(52·여)씨는 고양시내 백화점에 있는 미용실에 평소처럼 애완견을 데려갔다. 백화점과 미용실 입구에 '애완동물 출입을 삼가 달라'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C씨는 이를 무시한 채 애완견을 손가방에 넣고 들어갔다.

C씨는 애완견이 든 손가방을 탁자에 놓고 미용 서비스를 받았고 직원 D(40·여)씨는 탁자 위에 놓인 컵을 정리하다가 손가방 밖으로 머리와 앞발을 내놓은 애완견을 발견했다.

D씨가 얼굴을 가까이한 채 애완견 이름을 부른 순간 이 애완견은 D씨의 코끝을 이빨로 물어 상처를 입혔다.

피부가 파여 치료를 받더라도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의사 진단을 받자 D씨는 "치료비와 위자료 등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일부 승소했다.

재판부는 C씨에게 치료비 27만원과 함께 위자료 250만원 등 총 27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애완견 전용가방이 아닌 손가방에 애완견을 넣어 방치, C씨에게 관리와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며 "애완견이 사나우니 조심하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것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D씨가 여성이면서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미용업에 종사하고 눈에 잘 띄는 부위를 다진 점 등을 고려하면 위자료가 인정된다"며 "다만 애완견 이름을 불러 공격 행동을 초래한 잘못이 D씨에게 있는 만큼 C씨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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