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노숙자의 '인생 역전'…10년 만에 주택 5채 주인으로

2017-10-2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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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은행강도 전과자로 3만7천 달러(약 2천800만 원)의 빚까지 지고 노숙자 생활을 하던 대미언 콜건(52).

대미언 콜건과 딸 / 연합뉴스
대미언 콜건과 딸 / 연합뉴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노숙자로 살던 알코올 중독자가 1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결혼해 딸 낳고 주택 5채의 주인이 되는 인생 역전 드라마를 써내 화제다.

주인공은 은행강도 전과자로 3만7천 달러(약 2천800만 원)의 빚까지 지고 노숙자 생활을 하던 대미언 콜건(52).

뉴질랜드 헤럴드는 25일 노숙자였던 콜건이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자신을 가르쳤던 교수와 결혼까지 했다며 여기에는 어둠의 수렁에서 헤매던 그를 밝은 길로 인도한 수호천사 같은 한 여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결혼해 딸을 낳고 집 5채와 잘 나가는 사업체까지 소유한 콜건은 자신의 성공은 전적으로 자신의 후견인이 돼 밝은 길로 인도해준 금전 관리 상담가 모린 리틀(72)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오클랜드 지역 사회봉사단체인 장로교회 북부지원센터에서 예산과 금전관리 상담을 무료로 하는 리틀은 지난 10년 동안 콜건에게는 단순한 금전관리 상담가 아니라 수호천사였다.

콜건은 "나는 늘 빚에 쪼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리틀을 찾아갔던 것"이라며 "그가 굉장한 참을성을 가지고 상대해 주었다"고 말했다.

은행 강도를 하다 붙잡혀 교도소 생활을 하기도 한 그가 노숙자 생활을 시작한 건 교도소에서 나오면서부터였다.

그는 10여 년 가까이 '길거리 가족들'과 한데서 잠을 잤다. 그러던 2008년 어느 날 그는 리틀의 사무실을 찾게 됐고 리틀의 도움으로 수당 신청을 하게 됐다.

그는 "나는 몇 차례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바보 같은 짓을 여러 번 했다. 2000년 교도소에 나왔을 때는 은행계좌도 없고 신분증도 없고 주소도 없었다"고 말했다.

리틀은 그에게 기관은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거기를 통해 수당이 나오면 매주 수표를 써주었다. 그런 식으로 리틀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수당을 받아 수표를 써준 액수만도 지난 30년 동안 140만 달러가 넘는다.

콜건은 수표를 받을 때마다 리틀에게서 돈을 유용하게 쓰는 방법에 관한 조언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늘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사는 데 수표를 탕진해버렸다.

그러다 두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콜건의 인생은 전환기를 맞는다. 사고 후 그는 술을 끊기 위해 재활시설에 들어갔다. 4개월이 지나고 나서 그는 리틀의 사무실로 찾아가 술을 끊었다고 선언했다.

리틀은 축하한다고 격려하면서 빈곤층에 식품을 나누어 주는 푸드뱅크에 정규직으로 지원할 것을 강력하게 권유했다.

거기서 일을 시작한 그는 더 많은 책임을 떠맡기 시작했다. 그러자 문젯거리들도 없어졌다. 그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본 리틀은 자동차 손상으로 생긴 3만7천 달러의 빚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파산 신청도 도와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콜건은 문득 대학 진학을 생각했다. 컴퓨터를 어떻게 켜는지조차 모르는 그로서는 대단한 도전이었다. 이번에도 리틀이 발 벗고 나서 도와준 덕에 그는 만학의 꿈을 이루었고 2014년에는 오클랜드 테크놀로지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대학에서 학사 학위만 손에 넣은 게 아니라 아내 지니까지 얻었다. 지니는 1학년 때 철학을 가르치던 교수로 졸업반 때 데이트를 시작해 결혼에 성공했다. 그들 사이에는 지금 네 살짜리 딸이 있다.

대학 졸업 후 콜건은 사업가로 변신해 쓰레기 처리, 지붕교체, 유리창 달기 등 각종 사업을 하청받아 처리하는가 하면 낡은 집을 수리해서 파는 사업으로 꽤 많은 돈을 벌었다.

부부는 현재 약간의 은행 빚이 있지만, 오클랜드에 3채, 기즈번에 2채 등 모두 5채의 주택을 가진 부동산 부자가 됐다.

그는 "모든 게 합법적인 것이다.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잭폿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수호천사 리틀은 콜건이 자신의 성공 사례 중 하나라며 큰 자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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