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안 되는 관종은 좀 꺼지길” 박창진 전 사무장이 회사 내부망에서 본 댓글
2017-10-26 11:20
add remove print link
댓글은 “사람이나 뽑아주고 도움 안 되는 관종은 좀 꺼져줬으면 좋겠다. 강연에서도 동료를 욕보인다”는 내용이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승무원이 회사 내부망에서 받은 악성 댓글 일부를 공개했다.
박 승무원은 지난 24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마련한 직원 인권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서 강연자로 초청됐다. 그가 인권위 강연자로 나섰다는 소식은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박 승무원은 "뉴스 관련해서 회사 내부망에 담긴 댓글들"이라며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댓글은 "가뜩이나 사람 없고 힘들어 죽겠는데, 사람이나 뽑아주고 도움 안 되는 관종은 좀 꺼져줬으면 좋겠다. 강연에서도 동료를 욕보인다"는 내용이다.
"인스타그램 보고 그런 말 하라. 얼마나 행복하게 잘 지내는지. 오히려 우리 동료들이 힘들게 비행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이미 그 일(땅콩회항 사건) 덕분에 스타가 되고 영웅이 되어 즐기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댓글에 대해 박 승무원은 "동료라 부르기도 뭐 하다. 그러나 이것이 제가 직면하는 현실이다. 피하거나 겁먹지 않는다"고 했다.
26일 박 승무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간 느꼈던 심적 고통과 이겨낸 계기를 밝혔다.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시도한 적이 있다. 동료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차갑게 등을 돌리고 상부 지시에 따른 거라고 하지만 운동 사진을 음란물로 둔갑해 전파한 지라시까지. 그땐 아무도 이 세상에 없는 듯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박 승무원은 "암 진단을 받은 누나가 저를 말렸다. 그날 제가 살아남아야 지지 않음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관종"이라는 비판에 대해 박 승무원은 "저 관종 맞다. 그들에게는 보도자료를 뿌릴 홍보팀도 법무팀도 있지만, 저는 없으니 이렇게 인스타그램 관종짓이라고 해야 살아남는다"고 반박했다.
박 승무원은 지난 7월 KBS와 인터뷰에서 경력 21년에 신입 승무원들 업무에 배치됐다며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