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10명 중 4명, 하루 6시간 넘게 못 잔다

2017-10-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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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은 43.9%가 하루 6시간도 못 잔다고 답했다.

졸음을 쫓으려고 서서 공부하는 수험생들 /연합뉴스
졸음을 쫓으려고 서서 공부하는 수험생들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고교생 10명 가운데 4명은 잠을 하루 6시간도 못 자고 있어 학생들이 '잠 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에서 받은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765개 표본학교 학생 8만2천88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9월 식생활·수면·개인위생·음주·흡연 등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것이다.

하루 6시간 이내 수면율은 초등학생이 3.0%였지만 중학교로 올라가면 12.0%로 높아진다. 고등학생은 43.9%가 하루 6시간도 못 잔다고 답했다.

특히 성별로 보면 남고생은 6시간 이내 수면 비율이 35.6%인데 비해 여고생은 무려 52.9%에 달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하루 6시간 이내로 자는 고교생 비율은 대전지역이 61.6%(남학생 59.6%·여학생 63.7%)로 가장 높았다.

경북지역이 50.4%로 뒤를 이었고, 부산(49.2%)과 서울(48.9%)·제주(48.5%) 순이었다.

6시간 이내 수면율은 대부분 지역에서 여학생이 높았는데 인천의 경우 여고생은 49.2%가, 남고생은 20.9%가 6시간 이내로 잔다고 밝혀 여학생과 남학생 간 비율 차이 28.3%포인트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제주지역은 유일하게 6시간 이내로 자는 남학생의 비율(48.9%)이 여학생(48.1%)보다 소폭(0.7%포인트) 높았다.

전문가들은 게임과 인터넷 이용 뿐 아니라 수험생의 사교육과 자습 등 학업 부담이 수면 부족의 큰 이유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잠이 부족하면 성장·발달과 건강은 물론 학업 성적과 주의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욱 의원은 "학업과 입시에 대한 부담으로 고등학생 절반가량이 6시도 못 자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교육 현실"이라며 "학업 능력만큼 중요한 것이 건강이므로 자정까지 하는 무리한 야간자율학습이나 의무적 0교시 운영 등은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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