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덕후 기자가 골랐다" 2017년을 마무리하며 볼만한 연극 8선
2017-11-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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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대학생, 수능 수험생은 할인 혜택이 많으니 참고하자.
기자는 '연극 덕후'다. 매달 연극을 두세 편씩 본다. 틈만 나면 극장 홈페이지에 접속해 다음 달 공연 일정을 확인한다. 연극을 추천해달라는 부탁도 많이 받는다.
"좋은 연극, 나만 알지 말고 독자와 나누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 이번 11월과 12월에 볼만한 연극 목록이다. 사회 현실을 다루는 작품, 관객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 위주로 골랐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수능 수험생은 할인 혜택이 많으니 참고하자.
1. 파란 나라
연극 ‘파란 나라'는 전체주의와 집단주의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1967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실험 '제3의 물결(The Third Wave)'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막이 오르면 한 고등학교 CA 영화감상반 학생들이 나온다. 영화감상반은 늘 1등만 하는 모범생, 부잣집 아이, 가난한 집 아이, 일진, 왕따 등 다양한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어느 날 학생들은 '파란 나라'라는 실험에 동참한다.
'파란 나라'는 지난해 남산예술센터 초연을 올렸다. 관객들은 "시대의 광기를 재현한 작품",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를 잘 담아낸 연극" 등 호평을 쏟아냈다.
'파란 나라' 김수정 연출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6기 동인이다.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불편한 진실을 신랄하게 담아내는 연출가로 유명하다. 동시에 한창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여성 연출이기도 하다.
극장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일정 : 11월 2일~11월 12일
시간 : 120분
2. 워킹홀리데이
연극 '워킹 홀리데이(Walking Holiday)'는 인간의 본질적인 신체 활동인 ‘걷기'를 소재로 한다. 이경성 연출은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배우, 스태프와 함께 비무장지대 DMZ를 답사했다. DMZ는 남한과 북한의 경계에 있는 공간이다.
'워킹 홀리데이' 배우와 스태프들은 몇 달간 DMZ를 걸었다고 한다. 이들은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이경성 연출은 꾸준히 공간을 다룬 연극을 만들어왔다. 그는 지난 2014년 연극 '남산 도큐멘타'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남산이라는 공간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탐구했다. 2013년에는 서울을 탐구하는 연극 '서울연습-모델, 하우스'를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극장 : 두산아트센터 space 111
일정 : 11/7~11/26
시간 : 120분
3.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연극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재독 한인 간호사 이야기다. 김재엽 연출은 1970년대에 독일로 건너간 재독 한인 여성 김순임, 서의숙, 송금희 씨를 모델로 연극을 만들었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인 재독 간호사 이야기를 당사자 관점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김재엽 연출은 세계 시민, 역사, 난민, 노동자, 이주민을 소재로 한 연극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그는 자전적인 경험을 토대로 '다큐멘터리 느낌의 연극'을 하는 연출가로 유명하다.
앞서 지난 5월 김 연출은 독일 베를린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연극 '생각은 자유'를 만들기도 했다. 김 연출은 '생각은 자유'를 통해 국가와 민족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극장 :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일정 : 11/7~12/3
시간 : 110분
4.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연극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은 사라짐에 대한 이야기다. '델마 혹은 그로토프스키'라는 개가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을 만든 구자혜 연출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6기 동인이다.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동인제는 1993년 시작했다. 당시 1기 동인들은 연극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개성 강한 연극을 올릴 것을 결의했다.
극장 :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일정 : 11월 9일~11월 19일
시간 : 80분
5. 골렘
영국 극단 1927 내한 공연이다. 1927은 애니메이션과 라이브 퍼포먼스를 결합해 독특한 공연을 올리는 극단으로 유명하다. 연기자 겸 작가인 수잔 안드레이드(Suzanne Andrade)가 만화가 폴 바리트(Paul Barritt)와 2005년 설립했다.
'골렘'은 1927 수잔 안드레이드가 구스타브 마이링크(Gustav Meyrink)가 남긴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다. 회사에서 온종일 일만 하는 주인공 로버트가 점토 인형 '골렘'을 갖게 되면서 겪는 일을 담았다.
극장 : LG 아트센터
일정 : 11월 16일~11월 19일
시간 : 90분
6. 말들의 집
"거짓말도 자꾸 하다 보면 진짜가 될 걸?"
청소년 연극 '말들의 집'은 진실과 거짓, 말과 소문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은 진주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이 옥상에 위태롭게 서 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학생은 사람들 신고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조사 도중 또 다른 학생 정체가 드러난다.
극장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일정 : 11월 17일~12월 3일
시간 : 85분 (변경될 수 있음)
7.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죽음은 우리를 잡동사니 허섭스레기로 만들어요. 순식간에 나머지 존재로 만들어버려요"
연극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는 권여선 작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02년 월드컵 직후, 한 여자 고등학생이 처참하게 살해된 모습으로 공원에서 발견된다. 이후 세 여성이 각자 시점에서 이 사건을 이야기한다.
극장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일정 : 11월 23일~12월 3일
시간 : 90분 (변경될 수 있음)
8. 12인의 성난 사람들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1957년 개봉한 고전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한 소년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선다. 모두가 그를 유죄라고 생각한다. 이때 한 배심원이 소년이 무죄라고 주장한다. 나머지 배심원은 그의 말에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극장 :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일정 : 12월 6일~12월 31일
시간 : 9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