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0원짜리 아침 급식이 콩나물국에 소시지” 청주 모 고등학교 급식 논란

2017-11-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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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의 조식단가는 한 끼에 5800원으로, 청주지역 인근 학교들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충북ㆍ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 급식이 논란거리다. <뉴스1 10월30일자 보도>

기숙사생을 위한 조식급식이라고는 하지만 학생들의 식판에 올라오는 반찬은 ‘소시지 하나’와 ‘희멀건 콩나물국’이 고작이다.

이런 상황에도 해당 학교 영양사·조리사 등 급식담당자들은 조식급식 수당 지급을 요구하며 아침급식 중단에 들어가면서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3일 청주 C고교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영양사와 조리사 등 급식담당 8명은 수당지급을 요구하며 지난 23일부터 조식급식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19일 열린 이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부분파업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해당 학교의 과거 조식식단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업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 조식 식단으로 공개된 2장의 사진을 보면 식판 위 반찬이라고는 소시지 하나, 꼬치 하나, 소량의 김치가 고작이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쌀밥이 나오지 않는 경우 한줌 주먹밥이 식판을 차지했고, 한쪽에는 건더기조차 찾을 수 없는 희멀건 국그릇이 놓여있다.

게다가 이 학교의 조식단가는 한 끼에 5800원으로, 청주지역 인근 학교들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조식을 운영 중인 청주지역 고교 한 끼당 조식단가는 3500~4800원 수준으로, 이중 식품비가 6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해당 학교의 경우 높은 조식단가에도 식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4.9%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인건비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비용을 부담하면서도 부실한 식단을 받고 있는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열린 해당 학교 학운위에서도 이런 문제가 불거졌고, 양측의 견해는 첨예하게 부딪쳤다.

당시 한 위원은 “우리 학교 급식비는 지난해 9월 한 차례 인상된 이후 올 3월에도 올랐다”면서 “급식비가 인상되면 급식 질이 좋아지겠지 기대를 하지만, 급식은 여전히 부실하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위원도 “급식 만족도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데 학생들이 만족해야 조식지도비와 추가 인건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양사 A 씨는 “급식에 맛이 없어 만족도가 계속 떨어진다고 했지만, 만족도 비율로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다만 직원 친절도에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조식지도비 수당 지급 요구에 대해 한 위원은 “조식지도비를 지급하는 학교는 ‘청주고’와 ‘청원고’ 두 곳이 유일하다”면서 “청주고는 영양교사이고, 청원고는 영양사가 지도를 담당하고 있지만 해당 학교의 조식 인원 수는 40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학교 조식 대상 학생 수는 84명(1학년 28명, 2학년 28명, 3학년 28명)이다.

이마저도 수능 이후 급식을 하지 않는 3학년생을 제외하면 조식 인원수는 56명 정도다.

이에 이 학교 영양사 A씨는 “조식지도비는 2015년 학교급식기본방향으로 내려왔지만, 학교현장에서 이를 안건으로 올리기까지 너무 힘든 상황”이라며 “지금도 논의 중인 곳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해당 학교 학운위 측은 현재 급식담당자들의 부분파업의 불법 여부를 가리는 한편 조식부분 파업으로 인한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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