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두사람일 때에는 어떠한 연기도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축사하는 유아인

2017-11-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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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씨는 스스로를 '소문난 또라이', '사고뭉치'라고 하기도 했다.

네이버TV, 디스패치

배우 유아인 씨가 송혜교-송중기 씨 결혼식에서 축사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디스패치는 유아인 씨가 송혜교-송중기 부부를 위해 축사를 읽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4일 공개했다. 영상에서 유아인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축사에 나섰다.

"안녕. 중기 형, 혜교 누나"라며 축사를 시작한 유아인 씨는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그 힘든 시간들을 거쳐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 거야. 그 시간과 공간과 사건들을 지나 바로 지금 여기에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잖아. 결혼이라는 이유로"라며 두 사람을 위로했다.

유아인 씨는 스스로를 '소문난 또라이', '사고뭉치'라고 하기도 했다. 유 씨는 "소문 난 또라이자 사고뭉치인 내가 수상소감도 아닌데 마이크를 앞에 두고 앞의 두 분께 들려줄 말을 전하는 동안 당신들은 부디 세상을 다 지워버리고 (중략) 서로에게, 그리고 둘이 일궈온 사랑에 집중하며 나의 떨리는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여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유아인 씨는 "이제 지난 시간을 슬프고 외로웠던 그래서 아름다웠던 그 시절에 묻어두고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살아가시기를 바란다"며 송혜교-송중기 부부를 축복했다. 이어 "연기라는 일을 먹고사는 일로 삼은 두 사람이 오롯이 두 사람일 때에는 어떠한 연기도 없이 서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아인 씨는 중간중간 "저는 신세대니까 아이폰 보고 할게요", "서로를 바라봐라", "둘 다 너무 예쁘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혜교-송중기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지난 2일 신혼여행지인 유럽으로 출국했으며 신혼여행에서 서울 이태원 자택에 신혼살림을 꾸릴 계획이다.

다음은 유아인 씨 축사 전문이다.

안녕.

중기 형, 혜교 누나.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그 힘든 시간들을 거쳐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 거야. 그 시간과 공간과 사건들을 지나 바로 지금 여기에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잖아. 결혼이라는 이유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는 비밀이어야 했던 두 사람의 사랑은 어렵고도 복잡한 결혼의 과정을 지나와 지금의 식을 통해 더 단단하게 결속되고 더 유연하게 세상에 퍼져나갈 거야.

소문난 또라이자 사고뭉치인 내가 수상소감도 아닌데 마이크를 앞에 두고 앞의 두 분께 들려줄 말을 전하는 동안 당신들은 부디 세상을 다 지워버리고. 눈들, 입들, 생각들, 판단들, 손가락들, 그게 뭐든, 지긋지긋하게 신경 쓰이는 일들도 다 지워버리고.

심지어 지금 여기에서 떠드는 나조차도 지워버리고. 서로에게 그리고 둘이 일궈온 사랑에 집중하며 나의 떨리는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여주시기를 바랍니다. 둘이 눈을 맞추고 내 입으로 흘러나올 말을 따라가 주기를 바라.

눈을 맞추세요. 둘 다 너무 예쁘죠?

저마다의 몸에 붙어서 각자 외롭게 세상을 바라보던 두 눈이 험난한 세상도 거울 속의 자신도 아닌 다른 두 눈 속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힘을 얻고 다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 그게 결혼이고 그게 사랑입니다.

이 세상이 두 사람을 참 많이 힘들게 했을 거야. 그리고 그 세상이 두 사람을 아름다운 이 자리에 세웠지.

이제 서로 손을 더 힘껏 붙잡고 서로의 존재를 그 고요한 진동을 느끼며 그렇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나를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바라봐줘.

세상이 다 알만큼 예쁘고 그 예민한 눈들에 진짜 많은 게 보이지? 잘 차려입은 사람들, 귀여운 홍식이, 알 수 없게 간지러운 이 공간, 난데없는 음악 신경 쓰지 마세요.

영혼을 지키느라 가져야 했던 연약한 미움, 의심, 거짓은 다 지난 시절에 묶어두고 사랑으로, 믿음으로 그리고 진실로 지금과 다가올 모든 순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지난 시간을 슬프고 외로웠던 그래서 아름다웠던 그 시절에 묻어두고.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함께라면 다 괜찮을 겁니다.

연기라는 일을 먹고사는 일로 삼은 두 사람이 오롯이 두 사람일 때에는 어떠한 연기도 없이 서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휴식이고 위로이기를 바랍니다.

네가 네게 아니니까! 내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잘 살아!

송중기, 송혜교. 송혜교, 송중기. 무엇으로 불러도 어떤 순서로 불러도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아름다울 두 사람. 저 두 사람을 위해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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