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뿌리고 뿌려도 3일째 꺼지지않는 불…소방관들 “정말 싫어요”

2017-11-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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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를 완전히 진압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소방 당국도 장담을 못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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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지난 8일 파주의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3일째 이어져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밤낮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화재 발생 11시간 만인 9일 오전 큰 불길은 잡혔다.

인명피해도 없고 주변으로 불이 확산할 가능성도 차단했다.

하지만 화재를 완전히 진압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소방 당국도 장담을 못한다.

이처럼 완진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폐기물 처리장 등 '야적장 화재'의 특징이다.

집중 진화작업으로 단시간에 불을 끌 수 있는 다른 화재와 달리 야적장에 쌓인 폐기물이나 목재 등은 하나하나가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

표면에 물을 뿌려 불길을 잡아도 더미 속에 있는 쓰레기 조각 하나에 불씨가 남아있으면 삽시간에 다시 불길이 인다.

이 때문에 초진 후에도 중장비를 동원해 쓰레기 더미를 뒤집어가며 불씨를 잡아야 한다.

폐기물이나 재활용품이 타면서 나오는 유독가스가 소방관들의 접근을 힘들게 한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 화재 진압이 더욱 힘들다.

현재 진화 중인 파주 폐기물 화재의 경우 야적장에 쌓인 재활용품 등 폐기물량이 1천5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특히 플라스틱 소재 폐기물이 많은데, 물을 뿌려도 잘 흡수가 되지 않아 금세 불길이 다시 일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7월 경기도 화성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완진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다.

화재 발생 약 1시간 만에 큰 불길은 잡았지만 2천t이 넘는 쓰레기를 굴착기 4대로 헤집어가며 불씨를 끄느라 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같은 달 경남 사천시의 한 폐목재 처리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도 폐목재 더미 속 불까지 진화하느라 완진까지 수일이 소요됐다.

소방 관계자는 "야적장 화재는 내부 가스 발생 등으로 자연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담배꽁초 등 부주의로 불이 나는 경우가 많다"며 "한번 발생하면 진화가 쉽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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