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얻어맞는 호랑이·귀 잘린 코알라…호주 동물들 수난

2017-11-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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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에게 꼬리를 잡히고 머리를 얻어맞는 호랑이. 도로에 양 귀가 잘린 채 숨져있는 코알라.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사육사에게 꼬리를 잡히고 머리를 얻어맞는 호랑이. 도로에 양 귀가 잘린 채 숨져있는 코알라.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호주에서 동물들의 수난이 이어지면서 동물 학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

호주의 소셜미디어에는 최근 호랑이 한 마리가 사육사 1명에게 꼬리가 당겨지고 다른 1명에게는 머리를 두 차례 얻어맞는 모습이 동영상이 올라왔다.

얻어맞은 호랑이는 저항할 생각도 없이 몸을 더 웅크렸고, 옆에 있는 다른 호랑이는 아무일 없다는 듯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국제적 관광도시 골드코스트의 유명 테마파크인 드림월드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많은 이용자가 호랑이를 '맹수의 왕' 답지 않게 만든 행위와 관련해 테마파크 측에 비난을 쏟아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슬프다. 차라리 호랑이가 등을 돌려 그에게 상처를 입혔으면 좋겠다"라며 "이는 전혀 호랑이의 행동이 아니고, 호랑이를 학대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적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인 벤 피어슨도 테마파크 측에서 평소에 동물에게 하는 행위를 그대로 보여주는 충격적인 모습이라고 허핑턴포스트 호주판에 말했다.

비난이 커지자 드림월드 측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드림월드는 성명을 통해 "손바닥으로 (호랑이의) 얼굴 부위를 툭 치는 것은 서로 다툴 수 있는 호랑이들의 관심을 돌리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며, 유사한 상황에서 호랑이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랑이들이 적대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 싸워 상처를 내기 전에 떼어놓을 필요가 있었다"며 "호랑이 꼬리는 호랑이 신체의 가장 힘이 센 부분 중 하나로, 호랑이와 사육사들은 통상 꼬리로 논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호주 2대 도시 멜버른에서 약 225㎞ 떨어진 워남불 지역의 한 도로에서는 지난 6일 코알라 한 마리가 양 귀를 잘린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코알라가 귀가 잘릴 때 죽었었는지 아니면 살아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경찰은 "살아 있었든 죽어 있었든 누구도 이런 식으로 동물을 대우할 수는 없다"며 철저한 수사를 다짐했다.

경찰은 최근 캥거루와 왈라비(캥거루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의 몸이 훼손된 채 발견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멜버른 북동부의 한 도로변에서는 총에 맞은 캥거루가 의자에 묶인 채 숨져있는 모습으로 발견된 바 있다. 이 캥거루는 표범 무늬의 숄을 두르고 빈 술병을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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