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면 안돼. 자리에 앉아” 대피하려는 학생들 막은 A여중 교사들

2017-11-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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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 여중 교사들이 지진에 놀란 학생들이 밖으로 나가려 하자 저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대성아파트의 벽면이 지진으로 인해 내려앉아 있다. / 뉴스1
17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대성아파트의 벽면이 지진으로 인해 내려앉아 있다. / 뉴스1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 여중 교사들이 지진에 놀란 학생들이 밖으로 나가려 하자 저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학교 교장은 이후 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A 여중 3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B 양은 "지진에 놀라 밖으로 대피하려는 데 선생님들이 이를 막았다"라고 지난 15일 위키트리에 전했다. 이날 경북 포항에서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오후 2시 29분쯤 발생해 인근 지역으로까지 여파가 미친 상황이었다.

B 양은 "6교시 수업이 끝날 때쯤 지진이 느껴졌다. 학생들이 앉아있는 의자가 살짝 흔들릴 정도였다"라며 "머리에 가방을 쓰고 밖으로 나가려는 데 당시 수업 중이던 선생님이 못 나가게 했다"라고 말했다. B양은 "교감 선생님이 방송으로 '더는 여진이 없을 것 같으니 자리에서 기다려라'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B 양은 "지진에 놀란 몇몇 학생들은 울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B 양에 따르면 학생들이 부모님께 전화하자 부모님은 "밖으로 나와라"라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나가면 안 돼. 자리에서 기다리자"라고 하는 선생님 때문에 교실을 벗어날 수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청소, 종례 시간만 남았을 때 참다못한 학생들이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교실로 찾아온 보건 선생님이 문 앞에 서서 "나가려면 아까 나갔어야지. 왜 이제 나가. 자리에 앉아"라며 막았다.

B 양은 "우리는 본진이 오자마자 나가려 했는데 선생님이 막아서 못 나갔던 거다. 그런데 '왜 이제 나가냐'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라고 했다. B 양은 "이럴 거면 여태까지 지진 대피 훈련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훈련 때는 '책상 밑으로 들어갔다가 지진이 멈추는 것 같으면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 벌어지니 우리를 막았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항의가 거세지자 해당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난 16일 교내 방송으로 사과했다. B 양은 "화난 학부모 몇 분이 지진 발생한 날 경상남도 교육청에 항의했다. 내 친구 부모님도 신고했다"라며 "다음날 오후 교장 선생님이 방송으로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 진심으로 미안하다'라고 했다"라고 17일 위키트리에 밝혔다.

한편 15일과 17일 두 차례 해당 학교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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