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 수능 보러 휴가 나온 군인인데 어떡하죠?” 청와대 글

2017-11-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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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 오롯이 2년을 바치면서 꿈을 위해 수능 공부를 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이 발생하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23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그러자 수능을 보러 휴가 나온 한 군인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간절한 글을 올리고 있다.

군인 A씨는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존경하는 대통령님, 수능 날짜에 맞춰서 휴가 나온 군인은 어떻게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하 청와대 홈페이지
이하 청와대 홈페이지

그는 "군대에서 수능 공부한다고 욕도 많이 먹으면서도 꿋꿋이 해왔는데 이렇게 연기해 버리시면, 제 수능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일요일(19일)에 복귀인데, 너무 가슴이 아프고 미어집니다"라며 "포항 주민들 안전과 여타 학생과의 형평성도 중요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군인도 꿈을 위해 달려가는 청년입니다. 나라에 오롯이 2년을 바치면서 꿈을 위해 수능 공부를 했습니다"라며 "여기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건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군인 B씨도 16일 "수능이 연기된 휴가 나온 군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군에 있는 동안 남들 쉴 때 못 쉬고 1년 넘게 군에서 열심히 수능을 준비했습니다"라며 "그 결실을 맺기 위해 수능을 위해 아껴둔 휴가(6일)를 나온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수능시험이 연기됐고, 수능을 보러 휴가를 나온 저는 휴가일수 문제로 부대와 연락을 해서 휴가를 늘리고 싶다고 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하지만 부대에서는 규정상 청원휴가를 줄 수 없으니 본인이 가진 휴가를 써서 연장을 하라고 합니다"라며 "수능시험이 밀려서 휴가를 울며 겨자먹기로 날려야하는 (상황입니다.) 수능을 준비한 국군 장병들이 패닉이 왔을테고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이 계속되자 국방부는 수능 응시 목적으로 휴가를 나온 군인의 개인 휴가를 '공가' 처리해주기로 했다.

국방부는 수능시험 응시여건을 보장해주기 위해 예비소집일, 수능시험일, 출발과 복귀일 등을 고려해 최대 4일간 '공가'로 변경해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치로 군인이 수능을 위해 사용한 휴가가 공가처리돼 기존 휴가는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포항 지진 현장 / 뉴스1
포항 지진 현장 / 뉴스1

포항 지진이 발생하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연기'를 발표했다.

김 장관은 "학생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 시험 시행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주일 연기한 11월 23일에 수능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