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내 미안해”…단원고 미수습자 3명 '영면'

2017-11-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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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사의 아내는 화장식이 진행되는 동한 오열을 멈추지 못하면서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미수습자인 양승진 교사, 박영인-남현철 군의 운구차량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 뉴스1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미수습자인 양승진 교사, 박영인-남현철 군의 운구차량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 뉴스1

(수원·안산=뉴스1) 최대호 기자, 조정훈 기자 = "이렇게 그냥 보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세월호 참사 후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5명 중 단원고 양승진 교사(당시 59세)와 박영인·남현철군(당시 2학년)등 3명의 장례절차가 20일 마무리 됐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1314일만이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경기 안산 제일장례식장과 단원고, 수원 연화장에서 진행된 고인들에 대한 '마지막 배웅'에서 가슴을 쥐어 잡고 오열했다.

발인식 및 화장식에는 고인들의 가족, 제자, 동료 교사, 친구, 시민단체, 시민 등이 참석했다.

수원 연화장에서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된 화장식은 3년여 간의 수색에도 끝내 고인들의 유해를 찾지 못해 유품을 태우는 것으로 대신했다.

화장은 양승진 교사와 박영인군, 남현철군 순으로 진행됐다.

양승진 교사의 영정과 함께 고인이 생전 사용했던 옷가지 등 유품을 담은 관이 화장장 입구에 위치하자 유족들은 오열했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양 교사의 아내는 화장식이 진행되는 동한 오열을 멈추지 못하면서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양 교사의 화장식에 이어 박영인군, 남현철군의 화장 절차가 진행됐다. 두 학생의 관에는 세월호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유품이 담겼다. 유족들은 유품을 넋 놓고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미어진 가슴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는 발인식이 거행됐다. 고인들의 유품을 실은 운구차는 단원고를 찾아 고인들의 마지막 등교를 도왔다. 단원고를 나선 운구행렬은 안산시청을 들러 노제를 치른 뒤 수원 연화장으로 이동했다.

유해 대신 유품으로 화장된 고인들은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안치된 평택 서호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16일 오전 단원고 학생 325명 등 모두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발생했다.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이중 295명의 시신이 인양됐다.

나머지 9명은 올해 4월18일 세월호 인양 시까지 미수습자로 남았었으며 사고 발생 1098일만에 시작된 선내 수색에서 4명의 유해가 추가로 수습됐다.

이날 장례절차가 끝난 양승진 교사 등 5명은 끝내 유해 발굴에 실패, 미수습자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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