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 고등학교 후배가 전한 일화 “그녀가 선배라는 게 자랑스럽다”

2017-11-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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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이 일상의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할 때 선입견은 비로소 무너지는 법”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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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42) 씨가 고등학교 모교를 방문했을 때 일화를 전한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일 정중원 씨는 페이스북에 "하리수 씨는 내 고등학교 선배"라고 밝히며 글을 남겼다.

문득 생각이 난다. 하리수 씨는 내 고등학교 선배다. 선생님들이 전근을 가지 않는 사립 고등학교였기에 하리수 씨의 고3 시절 담임 선생님이 아직 국어선생님으로 계셨고, 다른 선생님들도 그녀에 관한 얘기를 곧잘 꺼내곤...

정중원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정 씨는 "(하리수 씨는) 매번 축제를 기해 학교를 방문했다. 무대에 서서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넨 적도 있고, 스케줄이 바빠도 교무실엔 꼭 들러 선생님들을 뵙고 갔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정 씨는 "철없는 학생들이 하리수 씨를 볼 때면 동물원 원숭이에게 하듯이 야유섞인 조롱을 하기도 하고, '리수 형! 리수 형!'이라고 외치며 그녀 뒤를 졸졸 따랐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적어도 나는 하리수 씨가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고, 내가 졸업할 때까진 매년 학교를 찾아온 그녀를 보았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용기"라고 표현했다.

정 씨는 고등학교 시절 "성소수자 인권은 커녕 그 존재조차도 학교에선 가르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매년 모교를 방문해 온갖 조롱에도 굴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주었던 하리수 씨야말로 소수자 인권을 몸소 우리에게 알려준 스승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정 씨는 "적어도 그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던 교사들은, 자신들이 가르치던 남학생이 여성이 되어 돌아온 것에 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했다. 성소수자들이 우리 주변에서 같이 숨을 쉬는 일상의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할 때 선입견은 비로소 무너지는 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씨는 "한참이 지났지만 하리수 씨의 용기에 감사드린다"며 "그녀가 고등학교 선배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글은 21일 오전 10시 현재 73회 공유됐고 713명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