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때 감사했다” 포항에 구호품 보낸 일본 여성

2017-11-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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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가 큰 경북 포항에 일본인이 구호물품을 보내 눈길을 끈다.

지진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에 물품을 보낸 일본인 이와타 메구미(28·여)씨 / 이하 연합뉴스
지진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에 물품을 보낸 일본인 이와타 메구미(28·여)씨 / 이하 연합뉴스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진 피해가 큰 경북 포항에 일본인이 구호물품을 보내 눈길을 끈다.

일본 아이치현에서 직장에 다니는 이와타 메구미(岩田惠·28·여)씨는 규모 5.4 지진으로 포항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인터넷 뉴스를 보고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8년 전 부산에 한 차례 간 적이 있을 뿐 포항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부서지고 이재민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그는 포항시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과 신문지나 비닐봉지로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 등을 담은 사진 파일 64개를 보냈다.

이를 널리 전파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는 이재민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핫팩과 세안시트 1상자, 바디시트 1상자, 간이화장실 1상자 등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진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에 일본인 이와타 메구미(28·여)씨가 보낸 핫팩
지진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에 일본인 이와타 메구미(28·여)씨가 보낸 핫팩

세안시트나 바디시트는 재난 상황에서 간단하게 얼굴과 몸을 닦을 수 있는 물품으로 물수건과 비슷하다.

1차로 보낸 핫팩 240개는 지난 20일 포항시에 도착했다. 나머지 물품도 곧 보낸다고 했다.

이와타씨는 21일 모바일메신저 인터뷰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 때 한국에서 많이 지원해줘 고마웠고 한국 친구가 많아 돕고 싶었다"며 "지진 피해가 크다고 들어 물품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큰 재해를 당한 경험은 없지만 어릴 때 고베 지진으로 대피한 친척을 본 적이 있다"며 "실내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이재민 사진을 보고 따뜻한 것이 필요할 것 같아 핫팩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한국어 공부를 10년 이상 해서 한글을 능숙하게 쓴다. 시민강좌 프로그램 한국어 강사를 했다고 한다.

이메일도 한국 포털사이트를 이용하고, 한글 필명이 '한일혜'라고 소개했다.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일본 사람이란 뜻(한일)에 자기 이름인 '메구미(惠)'를 붙였다고 했다.

이와타씨는 "이번 지진을 계기로 한국도 언제 일어날지 모를 지진에 대비하고 내진에 더 많은 관심을 두기를 바란다"며 "대입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됐다고 들었는데 수험생들이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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