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선 수능 어떻게 볼까?” 전 세계 대입시험 6개 정리

2017-11-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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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23일 실시됐다. 전국 1180개 수험장에서 59만 3527명이 응시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23일 실시됐다. 전국 1180개 수험장에서 59만 3527명이 응시했다. 지난해보다 1만 2460명이 줄어든 숫자다.

수능시험을 보러가는 수험생들을 위해 순찰차들이 동원됐고, 영어 듣기평가가 치러지는 동안에는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됐다. 버스나 열차는 시험장 주변에서 경적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사회 전체가 수능을 위해 이같이 만전을 기하는 풍경이 반복된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대입제도를 두고 있을까? 여기 전 세계 각국 대입시험을 모아 정리해봤다. 우리나라 수능과 어떻게 다른지 한 번 비교해보자.

1. 중국 가오카오(高考)

중국 가오카오 시험장 / 이하 JTBC '비정상회담'
중국 가오카오 시험장 / 이하 JTBC '비정상회담'

매년 11월에 수능을 보는 우리나라와 달리, 매년 6월에 이틀에 걸쳐 시험을 치른다. 전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답게 매년 900만 명 이상이 응시한다.

학생 거주지와 상관없이 호구의 호적지, 즉 부모가 태어난 곳에서 시험을 봐야 한다. 그래서 시험날이 다가오면 시험장 주변 숙박시설 요금이 치솟는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교육열이 높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중국도 수험생을 위해 교통통제를 하고 택시도 배치한다.

2. 미국 SAT, ACT 시험

SAT 시험 정식 명칭은 학업적성시험(Scholastic Aptitube Test)이다. 우리나라 수능이 SAT 시험을 모방해 탄생했다고 알려졌다. 2월, 4월, 7월, 8월, 9월을 제외하고 거의 매달 시행된다. 한 번 망치면 또 보면 된다. 가장 좋은 점수를 골라서 낼 수 있지만, 대학에 따라 응시한 모든 시험 점수를 제출하라는 학교도 있다.

많은 대학에서 SAT 성적은 우리나라 수능 성적과 달리 대학 입학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 않는다. 고등학교 내신이나 방과후 활동, 추천서, 에세이 등 다른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다만 일명 아이비리그로 불리는 명문대학은 일정 수준 이상 SAT 성적을 요구하기도 한다.

ACT 시험은 미국대학입학시험(American College Testing)의 약자다. 전 세계에서 1년에 5번 정도 치르고, 응시 횟수를 12번까지로 제한한다. SAT와 달리 모든 과목을 한꺼번에 시험 본다.

3. 일본 센터시험

일본 대입센터시험(한국의 수능시험과 유사)이 시작된 지난 1월   14일 오전 히로시마(廣島)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대입센터시험(한국의 수능시험과 유사)이 시작된 지난 1월 14일 오전 히로시마(廣島)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보통 1월에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국공립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은 센터시험을 치르고 다시 대학별 본고사 시험을 보고 대학에 간다. 우리나라와 달리 센터시험 성적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일본 정부는 2020년부터 센터시험을 '대학입학공통시험'으로 바꾸고 일부 문제를 논술형으로 출제하기로 했다. 수동적으로 지식을 전달받는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하고 글로 쓰는 교육으로 바꾸어 사고력을 향상시키자는 취지다.

4. 프랑스 바칼로레아

바칼로레아 합격증 / 이하 셔터스톡
바칼로레아 합격증 / 이하 셔터스톡

프랑스의 대입 자격시험은 '바칼로레아(Baccalaureate)'로, 줄여서 '박(Bac)'이라고도 부른다. 대체로 매년 6월에 약 일주일 동안 진행된다.

50% 이상 점수를 받는 모든 사람에게 국공립 대학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바칼로레아에 통과한 학생이면 누구나 소수 엘리트 학교인 '그랑제꼴'을 제외하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으며, 학과 이동도 매우 자유롭다.

대부분 논술형으로 치르고, 외국어는 구두로 시험을 본다. 지난 1월 한국어가 공식 교과목에 포함됐다.

시험 과목 중 철학 시험이 가장 유명하다. 주제가 매우 폭넓고 당대 시의성을 묻는 질문이 많아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다. 올해에는 "할 권리가 있는 모든 행위는 정당한가?", "예술 작품은 언제나 아름다워야만 하는가?", "권리를 옹호한다는 것은 곧 이익을 옹호하는 것인가?" 등 질문이 나왔다.

5. 영국 GCE(A-level) 시험

영국 대학생들
영국 대학생들

영국 대입시험 공식명칭은 고등교육일반자격시험(General Certificate of Education Advanced level)으로, 줄여서 GCE, 또는 에이레벨(A-level)이라고 한다.

시험을 두 번에 걸쳐서 보는데, 1년차(12학년)에 AS 시험을 치르고 2년차(13학년)에 A2 시험을 본다. 만 16세 이상이면 누구든지 응시 가능하다.

보통시험, 상급시험, 장학시험 세 종류가 있다. 각 대학 학과는 상급시험 수준 필요과목을 지정하고 여기에서 합격한 사람만을 입학시킨다. 직업이나 기술 과목도 있어 일종의 취직 자격시험 역할도 한다.

6. 독일 아비투어

아비투어 성적표를 설명하는 독일 교사 / EBS '다큐프라임 - 대학 입시의 진실'
아비투어 성적표를 설명하는 독일 교사 / EBS '다큐프라임 - 대학 입시의 진실'

독일 대입 자격시험은 보통 아비투어(Abitur)로 불린다. 공식명칭은 대학 입학 일반 자격시험(Zeugnis der allgemeinen Hochschulreife)이다. 아비투어 시험에 합격하면 어느 대학이든 지원할 수 있다.

아비투어는 필기시험과 구두시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기시험은 모두 논술형이고 구두시험은 약 20분 간 진행된다.

옛날에는 아비투어 합격증이 없어도 기술직으로 들어가 중산층 수준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아비투어 합격증을 가진 고등학교 졸업생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0년 이 비중은 37.2%에 불과했지만 2010년 49.0%로 집계됐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