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다행이다”…수능날 큰 지진 없었다

2017-11-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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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가슴을 쓸어내린 하루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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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많은 사람이 가슴을 쓸어내린 하루였다. 일주일 미뤄져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23일 하루 동안 규모 2.0 이상의 추가 여진은 다행히 없었다.

수험생들은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 속에 시험을 봤지만, 큰 지진이 없어 무사히 시험을 마치고 나왔다. 수능 시험 마감 시각인 오후 5시 40분 현재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없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시험 종료까지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이 4차례 발생했지만, 지진동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시험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기상청이 공식 발표하는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전날 밤 10시 15분 41초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북위 36.12도·동경 129.35도)에서 발생한 규모 2.0의 여진이 마지막이었다.

특별한 조건에서 소수의 사람만 지진동을 느낄 수 있다는 Ⅰ등급의 진도(수정 메르칼리 진도계급 기준)였지만, 수능시험 시작을 불과 10시간 앞두고 발생해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5일 본진(규모 5.4) 발생으로 수능이 일주일 밀린 상황에서 여진이 단속적으로 일어나자 수험생을 비롯한 전 국민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작년 9월 12일 규모 5.8경주 지진 때는 본진 발생 이후 닷새 동안 총 100차례의 여진이 있었고, 발생 일주일 뒤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포항 여진은 본진 발생 당일 33차례에서 이튿날 16차례로 줄었다. 사흘째에는 3차례만 발생하더니 나흘째이던 18일에는 한 차례의 여진도 없었다.

19일에는 총 5차례 여진이 있었다. 이 가운데 마지막 여진은 비교적 규모가 큰 3.5였다.

이어 20일에는 규모 3.6의 여진이 한 차례 일어났다가 21일에는 오전에 규모 2.0∼2.4의 여진만 3차례 발생했다. 수능 예비소집일이던 22일에는 두 차례 여진이 있었다.

이 시각 현재 규모 2.0 이상 여진은 총 63회를 기록 중이다. 규모 4.0∼5.0 미만이 1회, 3.0∼4.0 미만이 5회, 2.0∼3.0 미만이 57회였다.

천만다행으로 수능이라는 큰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진이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땅이 크게 흔들리면서 포항 지역의 지반이 약해진 데다 지진 피해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진 액상화 현상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난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소규모 여진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응력을 해소해줘야 추가 강진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이런 소강상태가 달갑지만은 않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규모 3.0대의 본진은 사람들이 진동을 느낄 뿐 큰 피해 없이 물러갔다"면서 "하지만 지금 포항 지역은 이미 피해를 본 상황인 만큼 3.0 이상 여진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보다 작은 규모의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만이 추가 강진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밤 발생한 대만 환롄 서남서쪽 93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5의 지진은 이날 우리나라의 지진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크게 봤을 때 판끼리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점에서는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만과 우리나라는 거리가 워낙 멀어 포항 지진과는 직접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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