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상황에서 공부, 수능 쉬웠다고 했다” 나영이 아버지 인터뷰

2017-11-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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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가 조두순에게 성폭행뿐 아니라 폭행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영화 '소원' 스틸컷
영화 '소원' 스틸컷

'조두순 사건' 피해자인 나영이(가명)가 지난 23일 수능을 치렀다.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가 의젓하게 수능을 치렀으며 보편적으로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나영이 아버지가 출연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아이가 참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래도 의젓하게 무사히 (수능) 잘 치렀다"며 "보편적으로 쉬웠다고 하는데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영이가 시험을 잘 본 거 아니냐"는 질문에 나영이 아버지는 "안심시키려고 그러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든다"고 답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기죽지 않고 무사히 치르고 왔다는 데 또 안도감이 들고 그런다"고 덧붙였다.

나영이 아버지는 의대에 진학해 같은 피해를 겪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나영이 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자기 스스로 약속한 만큼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게 넉넉하지 않다는 걸 본인도 깨닫고 너무 힘든, 이 아이한테는 전쟁이다시피 했다"고 했다.

김현정 앵커가 "공부하는 상황이 전쟁이다 싶을 정도였냐"고 묻자 나영이 아버지는 "설사병 걸린 사람이라고 표현하면 이해가 되실 것"이라고 답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그래서 생활하는 데 굉장히 힘들다. 아마 어제 수능 보면서도 화장실을 가야 되는데 아마 못가고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아이가 그렇게 힘든데도 학교를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다"며 "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진짜 의대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가 조두순에게 성폭행뿐 아니라 폭행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나영이 아버지는 "(조두순은) 정말 포악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지금도 저희 아이 응급실에서 봤을 때 그 얼굴은 정말 제 입으로 다 표현을 못할 정도다.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그 어린아이를 그 큰 주먹으로 얼마나 팼는지. 이렇게 표현하면 좀 뭐 하겠지만 눈인지 딸기인지 모를 정도로 눈이 충혈됐다. 맞아서 눈동자 혈관이 터진 거다"라며 조두순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가 목욕을 가고 싶어 했다며 "아마 모든 걸 좀 씻어내고 싶었던 그런 마음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배변 주머니를 차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목욕탕을 못갔다. 앞으로는 그런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영이 아버지는 "지금까지 잘 이겨내고 공부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 앞으로 두 팔 쫙 벌리고 용기 있게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소원 이루라고 빌겠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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