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 온도 40도, 살려줘” 현장실습 도중 숨진 고3 학생이 친구들에게 보냈던 카톡

2017-11-30 07:50

add remove print link

"지쳐 쓰러질 듯", "아직 고딩인데 메인 기계 만지는 것도 극혐인데 기계 고장 나면 내가 수리해야 됨"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

"지쳐 쓰러질 듯", "아직 고딩인데 메인 기계 만지는 것도 극혐인데 기계 고장 나면 내가 수리해야 됨", "절정으로 치닫으면 (작업장 온도가) 40도 넘고...", "12시간 동안 앉지도 못하고 왔다 갔다", "살려줘, 너무 더워"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기계에 끼어 숨진 제주도 특성화고 학생 고 이민호 군이 친구들에게 보냈던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JTBC '뉴스룸'은 이민호 군이 7월과 8월에 친구들에게 보냈던 카카오톡 메시지를 지난 29일 공개했다. 이민호 군은 실습 사흘째 되던 날 친구들에게 "기계가 고장 나 잠깐 쉬게 됐다"며 "지쳐 쓰러질 것 같다"고 했다.

[단독] "살려줘" 숨 막힌 실습현장, 열악한 근무 호소했지만…

정직원들이 퇴사를 하면서 이민호 군은 기계 수리까지 맡게 됐다. 이 군은 "아직 고딩인데 메인 기계 만지는 것도 극혐인데 기계 고장 나면 내가 수리해야 됨"이라고 호소했다. 8월에는 "40도 넘는 작업장에서 12시간을 앉지도 못하고 일한다"고 전했다.

이민호 군은 친구들에게 "살려줘... 너무 더워"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민호 군 친구는 이 군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렸지만 도와준 어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군 친구는 매체에 "(초과 근무에 대해) 회사 측 하고 선생님하고 아무 말도 안 하기로 따로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박혜연 기자
박혜연 기자

이민호 군은 지난 10일 작업장에서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이 군은 목뼈 일부가 골절되고 가슴과 목 부위를 크게 다쳤다. 이민호 군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9일 결국 숨을 거뒀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