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속한 H조는 정말 행운의 조일까?”

2017-12-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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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와 콜롬비아의 1위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AP = 연합뉴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AP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에서는 유럽과 남미의 대표적인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와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의 맞대결이 성사돼 관심을 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에서 함께 뛰는 두 선수는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적으로 만나 팀의 조 1위를 놓고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치게 된다.

두 선수를 필두로 한 폴란드와 콜롬비아의 1위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 폴란드(FIFA 랭킹 6위) =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무려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폴란드는 매번 '다크호스'로 손꼽힌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1970~80년대에는 유럽의 강호로 손꼽혀서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2008년부터 3회 연속 본선에 나서면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월드컵 무대는 이번이 통산 8번째 출전이고 두 차례 3위(1974년·1982년)와 한 차례 16강(1986년)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유럽예선에서 탈락했지만,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8승 1무 1패(28골·14실점)로 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행 티켓을 차지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유로 2016에서 8강에 오르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는 단 1패만 당하는 뛰어난 성적으로 본선행에 성공했다.

핵심 선수는 단연 레반도프스키다. 그는 유럽예선 10경기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해 혼자서 16골을 꽂았다. 폴란드가 기록한 득점의 57% 이상을 차지했다. 레반도프스키가 작성한 16골은 월드컵 유럽예선 역대 개인 통산 최다 골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 연합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 연합뉴스

◇ 콜롬비아(FIFA 랭킹 13위) =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남미 지역 예선에서 4위(7승 6무 5패)로 월드컵 본선 직행을 따냈다. 1962년 처음 본선에 오른 이후 이번이 6번째다. 역대 7승 2무 9패를 기록했다.

4년 전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8강까지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FIFA 랭킹은 현재 13위로 4년 전 선수들이 건재함을 나타내고 있다. 간판스타는 로드리게스다. 그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6골을 터뜨려 네이마르(브라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제치고 '깜짝 득점왕'에 오른 이후 주가를 높였다.

그 덕에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올해 7월부터 바이에른 뮌헨에 임대돼 활약 중이다.

로드리게스와 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 등 세계적인 미드필더들을 앞세운 중앙 라인의 압박이 강점이다.

남미 예선에서는 브라질에 1무 1패(1-1, 1-2)를 기록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 세네갈(FIFA 랭킹 23위) = 세네갈은 2002년 한일월드컵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당시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세네갈은 개막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1-0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연이어 이변을 연출하며 8강까지 진출했다.

8강에서 터키에 0-1로 패하기까지 세네갈은 2승 2무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월드컵 본선 데뷔를 마쳤다.

그 후 오랫동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세네갈은 2002년 8강 대표팀의 주장이던 알리우 시세 감독의 지휘 아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4승 2무로 무패 기록을 이어가며 16년 만에 다시 본선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는 1-2로 패했으나 후에 주심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지며 경기가 무효처리되기도 했다.

세네갈 대표팀의 간판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몸값 비싼 선수'인 사디오 마네(리버풀)다.

칼리두 쿨리발리(나폴리), 셰이쿠 쿠야테(웨스트햄) 등 유럽파 선수들도 2002년 신화 재연을 위해 뛴다.

10월 FIFA 랭킹은 32위로, 3번 포트에서 이란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으나, 11월 랭킹이 9계단이나 뛰어올라 23위가 됐다.

지난달 브라질과의 평가전 당시 일본 대표팀 모습 / AP = 연합뉴스
지난달 브라질과의 평가전 당시 일본 대표팀 모습 / AP = 연합뉴스

◇ 일본(FIFA 랭킹 55위) = FIFA 랭킹에선 이란, 호주에 이어 아시아 내 세 번째지만, 일본은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 전통의 맹주이자 한국과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조 추첨 최후까지 한국과 남은 가운데 한국이 먼저 F조에 배정되면서 H조에 들어오게 됐다.

일본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내년 러시아까지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달성했다. 이 중 2002년 한일 대회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선 16강까지 올랐다.

이번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한국과 다른 B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승점 1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라 러시아행 티켓을 따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의 돌풍을 이끈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듬해부터 일본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일본 전력의 핵심이었던 혼다 다이스케(파추카),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 등을 배제하고 지난달 브라질, 벨기에와의 평가전 나서는 등 다소 실험적인 선수 발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벨기에와의 경기를 통틀어 1골을 넣는 데 그치며 A매치 2연패를 기록해 할릴호지치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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