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듯 편안히 죽을 수 있다” 호주 의사가 개발 중인 '안락사' 머신

2017-12-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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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은 그대로 '관'으로 활용된다.

이하 니츠케 박사가 공개한 '사코' 디자인
이하 니츠케 박사가 공개한 '사코' 디자인

호주에 사는 한 의사가 내년 완성을 목표로 '안락사 머신'을 개발 중이다.

필립 니츠케(Nitschke·70) 박사는 고통 없이 편안하게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락사 머신 '사코(Sarco)'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츠케 박사는 네덜란드 엔지니어 알렉산더 바니크(Bannik)와 함께 작업 중이라고 했다.

'사코'는 재활용 가능한 3D 프린팅 기법으로 만들어진다. 액체 질소통과 분리 가능한 캡슐로 구성돼 있다. 이 머신은 그대로 '관'으로 활용된다. 썩어서 자연분해가 되는 소재로 제작된다.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 머신 안에 들어가면, 외부에서 작동자가 버튼을 누른다. 머신 안으로 음성 메시지가 전달된다. 캡슐은 서서히 질소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질소가 점점 많아지고 산소가 점점 줄어들면, 사람은 서서히 의식을 잃고 잠에 빠지듯 사망하게 된다고 니츠케 박사는 설명했다.

니츠케는 "작동이 시작된 후 1분 30초 쯤 지나면 의식이 오락가락하게 된다. 술을 많이 마셨을 때 느낌이다. 몇 분이 지나면 당신은 의식을 잃는다. 5분 정도 지나면, 당신은 사망하게 된다"고 웹사이트 토닉에 밝혔다.

그는 죽음을 선택하는 건 결국 "인간 본연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닥터 데스'라고 불렸던 잭 케보키언(Kevorkian)은 미국에서 약 130여 명 환자 안락사를 도와 논란을 일으켰었다. 케보키언 박사는 안락사 약제를 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이었다. 니츠케 박사는 '사코'가 질식의 느낌 없이 편안하게 숨을 쉬다가 스르르 죽음에 이르도록 도와준다고 주장했다.

'사코'에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패닉 버튼'이라는 게 달린다고 한다. 막판에 생각을 바꾼 사람이 긴급하게 머신 작동을 멈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니츠케 박사는 "버튼을 누르면 바로 열리는 긴급 창문이 있다. 즉시 산소가 투입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의식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진 언제나 누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니츠케 박사는 사코 프로토타입을 놓고 작업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프로토타입이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엄밀한 테스트를 거친 뒤, 내년 말에 완성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니츠케 박사는 3D 프린팅으로 쉽게 재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를 무료로 인터넷에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 안락사 클리닉 같은 곳이 이 머신을 들이는 첫번째 장소가 될 거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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