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중동 방문'에 온갖 추측... 청와대, 결국 기자들에게 유감 표명

2017-12-12 11:00

add remove print link

방문 배경을 확인하기 위한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MB 비리 관련설, 북한 접촉설 등 온갖 추측 보도가 쏟아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만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 이하 청와대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만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 이하 청와대 제공

요 며칠 청와대 춘추관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중동을 방문한 것을 두고 떠들썩했다. 방문 배경을 확인하기 위한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MB 비리 관련설, 북한 접촉설 등 온갖 추측 보도가 쏟아졌다. 결국 청와대는 일부 보도와 관련 출입기자들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유감 표명을 촉발한 도화선은 MB 비리 관련설을 제기한 보도였다.

지난 11일 한 방송사는 임종석 실장 중동 방문이 해외 원전 사업 의혹 등 이명박 정부 비리 조사에 앞서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매체에 "(임종석 실장이 특사로 간 진짜 이유는) 지난 정권 비리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1일 밤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오늘 일부 방송사의 확인되지 않은 과감한 보도에 유감을 표시한다"며 "확인 절차 제대로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메시지에서 "임종석 실장이 이전 정권 비리와 관련해 중동지역을 방문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한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를 방문한 임종석 비서실장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를 방문한 임종석 비서실장

임종석 실장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2박 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와 레바논을 각각 방문했다.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왕세제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했다.

임 실장이 만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는 지난 2009년 한국형 원전 수주를 계기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오는 13일 문재인 대통령 중국 순방을 코앞에 두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특사로 파견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임 실장은 파병 부대인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도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5일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 등을 방문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불과 한 달 만에 정부 고위 인사가 같은 파병 부대를 또다시 방문하는 점 역시 궁금증을 샀다.

아랍에미리트와 레바논에는 모두 북한대사관이 있다. 이를 두고 임 실장이 북한 측 관계자와 모종의 접촉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임종석 비서실장 / 뉴스1
임종석 비서실장 / 뉴스1

북한 접촉설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 측은 확대 해석에 선을 긋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0일 출입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최근 DMZ를 방문했을 때와 JSA 장병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국내 장병들은 언제든 격려할 수 있는데 열사의 땅에서 고생하는 장병은 눈에 밟힌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논의했는데 대통령이 직접 가는 일정을 예상할 수 없으니 이른 시일 내에 대통령 마음을 직접 전달할 사람이 가는 게 좋겠다 해서 임 실장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했다.

특사 자격으로 중동을 방문한 임종석 실장은 12일 귀국한다. 귀국 직후 오는 13일부터 이어지는 문재인 대통령 중국 순방 관련 국내 후속조치를 준비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