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급만 냉방 안 한 건 기사보고 알았다” 뿔난 특수학급 학부모

2017-12-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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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여름 교장 지시로 특수학급만 냉방을 가동하지 않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냉방 없는 교실에서 꼼짝없이 한여름 더위를 참아야 했던 특수학급 학생의 부모가 인터뷰에서 설움을 토해냈다.

인천 남구 A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6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B교장 지시에 따라 특수학급만 냉방을 가동하지 않았다.

B교장은 "특수학급은 인원이 적고 교실이 저층에 있어 상대적으로 시원해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가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혼자 근무하는 교장실 에어컨은 가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한 김경희 씨는 자신이 A학교 특수학급 학생 학부모라며 심경을 밝혔다.

김 씨는 "당시 저는 그 상황을 알지 못했다. 아이 몸에 땀띠가 너무 많이 났는데 날씨가 워낙 더워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러다 기사를 접하고 이게 우리 학교 아이들 얘기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를 접하고 교장선생님 면담을 하러 갔는데 본인은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얘기를 했다.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처음 기사화된 것은 지난 7월 오마이뉴스 보도였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교장에 대해 특수학급 교사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B교장은 매체에 "민원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김 씨는 "다른 교사들 증언도 있었고 에어컨을 틀었던 행정실 자료로 인권위에서 다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B교장이 장애 학생을 차별하는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교장선생님 면담하러 갔을 때 본인이 교육을 받았다면서 어떤 강사 말을 빗대서 얘기하더라"며 "'특수 교육 대상 학생들은 뭘 해줘도 어차피 못 알아듣는다, 케이크 만드는 것 하지 말고 차라리 전철역 같은 곳을 왔다 갔다 하는 게 낫지 않겠냐, 굳이 그 돈을 써야 되겠냐'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학부모로서 저희 아이도 그렇지만 거기 면담 자리에 일반 학생 학부모도 계셨다.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냐'며 굉장히 분개하셨다"고 말했다.

B교장은 장애 학생 체험활동 등에 쓰이는 특수교과운영비 예산 집행도 제한했다. B교장 부임 뒤 이 예산은 2014년 74%, 2015~2016년에는 각각 45%만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지난 11일 인천시교육감에게 B교장을 징계하라고 권고하고 B교장에게 인권위가 주관하는 장애인 인권교육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