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할아버지가 개소주 먹으려던 할머니 지시받고...” 인천 개 토막 사건 전말

2017-12-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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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수십 명이 와서 악을 썼다. 술은 취했고 아이들한테 부아는 나고 욕을 듣는데 어떻게 있겠나. 끝을 못 맺고 썰다 와버렸다”

이하 곰TV, MBC '하하랜드'

13일 MBC '하하랜드'에서 식용견 문화가 만들어낸 인천 개 토막 사건 전말이 공개됐다.

제작진은 지난달 29일 인천시 계양구 모 여자중학교 인근 공터에서 발생한 개 토막 사건 현장을 찾았다.

사건을 목격한 한 학생은 제작진에게 할아버지가 흉기로 개를 내리찍고 사체를 훼손하는 장면을 지켜봤다며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또 다른 목격 학생은 "전교생이 다 알고 봤다"며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이하 MBC '하하랜드'
이하 MBC '하하랜드'

사건 현장에는 훼손된 개 사체와 흉기가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학교 교사 A씨는 "원래 노인분들이 많이 쉬시는 곳이다. 학생들 수십 명이 보는데 그랬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70대 여성으로, 토막 난 개가 본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는 완전히 죽어 있었다. 그걸 보고 식당에 같이 일하는 애가 '할머니 개 가져다 해 먹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죽은 개를 옮기는 게 버거워 이웃집 할아버지를 불러 개 손질을 부탁했다고 했다. 해당 할아버지는 동네 친구와 함께 공터에서 죽은 개를 토막 내고, 불로 익히는 작업을 했다. 이 과정이 학생들에게 포착된 것이다.

제작진은 개 사체를 훼손하던 영상 속 남성을 만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70대 남성 B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술 친구에게서 '죽은 개가 있으니 함께 손질하자'는 연락을 받고 한 일이라고 말했다.

B씨는 "아이들 보는 데서만 안 해도 괜찮았다. 찝찝해서 안 하려고 했는데 (함께 개를 손질한 사람이) 괜찮다고 해서 했다"고 말했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그는 "아이들 수십 명이 와서 악을 썼다. 술은 취했고 아이들한테 부아는 나고 욕을 듣는데 어떻게 있겠나. 끝을 못 맺고 썰다 와버렸다"고 말했다. 흉기를 사건 현장에 그대로 둔 이유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어 다 놔두고 와버렸다"고 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