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유골 뿌리는 장면에서 터진 눈물” 실제 '1987' 주인공들이 영화를 봤다

2017-12-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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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동생 고문과 사망 장면을 보니 심장이 떨린다”

영화 '1987' 공식 포스터
영화 '1987' 공식 포스터

영화 '1987' 실제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 모여 3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그곳엔 긴장감과 눈물이 넘쳐 흘렀다.

15일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는 1987년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실제 관계자들이 모여 영화 시사회를 가졌다.

이날 시사회에는 고 박종철 열사 형 박종부(60) 씨와 담당 검사였던 최환(74) 씨, 교도관 한재동(70) 씨 등이 참석했다.

박종부 씨는 "세상이 달라져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니 종철이도 기뻐하지 않을까"라며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화를 보던 그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 박종철 열사 고문 장면과 이한열 열사 죽음 장면에서는 '아이고' 탄식이 흘렀고 박종철 열사 아버지가 아들 유골을 강에 뿌리며 "아버지는 할 말이 없데이" 말할 때는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이하 영화 '1987' 스틸컷
이하 영화 '1987' 스틸컷

박종부 씨는 "아직도 동생 고문과 사망 장면을 보니 심장이 떨린다"며 "연로하신 부모님은 영화를 못 보실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조작 사실을 폭로하는 서신을 외부에 전달한 교도관 한재동 씨는 "실제로도 긴박했는데 살을 붙여 영화로 만드니 재밌고 실감났다. 영화와 달리 저는 고문을 당하지 않았다. 붙잡혔으면 죽었을 수도 있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검사 최환 씨는 "영화는 묘사가 참 잘 됐는데 나와 극 중 하정우 씨 캐릭터가 너무 다르다"며 "영화에서 하정우 씨는 터프가이로 나오는데 실제로 난 조용한 사람"이라고 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왕진 나갔다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목격자가 된 의사 오연상 씨는 "모두가 주인공"이라며 "하나의 목적을 향해 모두가 힘을 합쳐 파헤친 진실이라는 점이 영화에 드러나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1987'은 1987년 민주화운동을 하던 서울대생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이 사건은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돼 제5공화국 체제를 무너뜨리고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