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폭행에 조기숙 “폭력 써서라도 막는 게 경호원의 정당방위”

2017-12-15 18:10

add remove print link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다.

참여정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 연합뉴스
참여정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 연합뉴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한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조기숙 교수는 "폭력을 써서라도 일단 막고 보는 게 경호원의 정당방위 아닐까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기숙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으로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력 사태 조사결과를 지켜봅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조 교수는 "한국 언론은 폴리스 라인 넘은 시위대에 가차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미국, 유럽, 일본 경찰을 칭송한 바 있습니다"라며 "폴리스 라인 넘은 현역 의원도 현장에서 체포한다며 미국 경찰을 칭찬했었지요"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만일 한국 기자가 경호 라인을 넘어 중국 경호원이 폭행한 것으로 진상이 밝혀진다면, 한국 언론은 대통령 경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중국 경호원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했다.

조 교수는 "경호원이 기자를 가장한 테러리스트인지 기자인지 어떻게 구분을 하겠어요"라며 "폭력을 써서라도 일단 막고 보는 게 경호원의 정당방위 아닐까요? 저는 한국 언론이 최소한의 일관성은 있다고 믿고 싶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기자를 폭행하고 있는 중국 경호요원들 / 뉴스1(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한국 기자를 폭행하고 있는 중국 경호요원들 / 뉴스1(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한국 기자 폭행 사건은 지난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CNCC(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장에서 벌어졌다.

행사장에서 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호요원과 함께 '한중 스타트업 기업 부스'로 향하자, 중국 경호요원들은 한국 기자들을 제지했다.

중국 경호요원들은 이 과정에서 A언론사 기자 멱살을 잡고 뒤로 넘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B언론사 기자는 끌고 나가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며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중국 경호요원 여러 명이 B언론사 기자를 둘러싸고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시 일부 한국 기자들이 취재 경쟁을 벌이면서 행사 통제를 재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사건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네티즌은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목격감을 올렸다. 그는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불과 1m 옆에서 간담회를 지켜봤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 해도 너무하더군요"라며 "청와대 경호원들이 몇 번이고 '올라가지 마세요. 위험해요. 내려오세요'(라고 했지만) 귓구멍을 용접한 것인지, 대통령이 친근하게 대해주니 만만한 것인지…"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행사장에서 "좀 찍으면 안 되나? 왜, 나 기자야. 좀 찍자" 등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15일 한국 기자 폭행 사건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14일 대통령의 방중 취재 과정에서 발생한 사진기자들 집단폭행 사태에 대해 동료 언론인들로서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국빈 수행단 일원으로 취재 중인 외국인 기자들 인권을 보란 듯이 짓밟는 행위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공식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들에 대해 강력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