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공영방송서도 탈북민 이색 '북송 요구' 소개

2017-12-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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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 ABC 방송은 탈북민 권철남 씨의 사연을 상세히 전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북한으로의 송환을 요구하는 탈북민의 이색적인 이야기가 미국 유력지에 이어 호주 방송에도 소개됐다.

공영 ABC 방송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탈북민은 김정은 치하의 삶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탈북민 권철남 씨의 사연을 상세히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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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씨 이야기는 지난 8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1면을 통해 집중 조명된 바 있다.

ABC 방송은 야간에 강을 건너 탈북한 권 씨가 중국 내에서 길고 아주 위험한 과정을 거쳐 라오스 정글을 지나 태국으로 갔고, 3년 전 한국으로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권 씨는 애초 기대했던 한국이 아니고 가족이 보고 싶다며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하고 있다.

권 씨는 "이곳의 삶은 희망이 없다. 많은 괴롭힘을 경험했고 2등 시민 대우를 받았다"라고 방송에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우리와 어울리려 하지 않으며, 탈북민 대부분은 나처럼 외롭다고 생각한다"라고도 주장했다.

방송은 지난 20년간 많은 북한인이 한국으로 왔지만, 한국은 약속된 자유와 번영의 땅이 아니라며 귀향을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 씨의 경우 현재 실업 상태에서 빈곤과 고립 속에서 서울 외곽의 작은 방에서 살고 있다. 그는 일할 때는 동료들처럼 보수를 못 받았고, 북한 출신이라는 낙인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방송은 그동안의 연구자료들을 보면 탈북민은 절반 이상이 차별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그들의 실업률은 한국인 평균보다 6배 높다며, 전체 탈북민의 25%가 진지하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북한 김정은 정권이 탈북민들에게 돌아오라는 선전전을 강화하고 있다며 권 씨도 처벌을 감수하고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권 씨 사연에 독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ABC 방송 인터넷에 오른 기사로는 드물게 90개 가까운 많은 댓글이 달렸다.

독자들은 "규칙적이라거나 안전하다는 이유로 교도소로 돌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을 상기시켜준다"거나 기사가 "북한이 고마워할 만한 훌륭한 선전물", 또는 "자기 나라와 집 같은 곳은 없다"거나 "한국이 북한을 위한 해법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드러냈다.

권씨가 지난 6월 "돈을 벌 수 있다는 꾐에 빠져 탈북했다"며 북송을 요구하고 나서자, 당시 통일부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탈북민들의) 대한민국 정착 의사를 충분히 확인했다"며 "현행법상 우리 국민의 북송근거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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