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7개월만의 한일전 승리... '1등 공신'은 김신욱 선수

2017-12-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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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선수는 일본과 경기에서 이근호 선수와 투톱으로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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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꺽다리' 김신욱(29)이 마침내 2m에 육박하는 킷값을 하며 7년 7개월 만의 일본 사냥에 1등 공신이 됐다.

김신욱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 일본과 경기에서 이근호와 투톱으로 나섰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일본 선수들을 겨냥한 것이다.

김신욱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일본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전반 13분 김진수의 왼쪽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헤딩으로 골망을 갈랐다.

자신의 41번째 A매치에서 나온 5번째 골이다.

김신욱은 앞서 5분 전에도 프리킥 상황에서 몸을 숙이면서 날카로운 헤딩슛을 날려 득점을 예감했다.

전반 19분에는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달려들며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김신욱이 동점 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은 일본에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균형을 맞췄다.

김신욱은 정우영의 역전 골로 2-1로 앞선 전반 35분에는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김신욱은 유럽파가 빠진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지난 9일 중국과 첫 경기에서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아쉽게 2-2로 비기긴 했지만, 김신욱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 3골로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올해 K리그에서도 전북 현대를 통산 5번째 우승을 이끈 김신욱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큰 힘을 보탰다.

대표팀을 드나들며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김신욱은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월드컵을 6개월 앞두고 신태용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신욱은 경기 후 "우승해서 기쁘다"며 "일본이라는 라이벌 매치에서 골까지 넣고 승리해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자신의 장점을 살려 준 신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신욱은 "이전 감독님들은 후반에 지고 있을 때만 나를 투입해 나의 장점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신 감독님은 저의 장점을 살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셨고, K리그에서 하던 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약 4년 만에 선발로 활약하는 것 같다. 신 감독님께서 죽어가던 저를 살려주셨다"며 "자신감을 찾아주셔서 정말로 감사하다"고 했다.

김신욱은 "내가 살고 우리 팀이 같이 살려면 단조로운 축구를 하면 안된다"며 "이전 감독님 때에는 롱볼을 떨궈주는 역할만 부여받아 잘할 수 없었다"고 과거와 달라진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김신욱이 내년 러시아행 마지막 열차를 오를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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