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후 카톡' 잘못된 대응 vs 올바른 대응

2017-12-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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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사관은 목숨을 위협하는 성폭력 상황에서 강하게 저항하는 것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 곰TV, 온스타일 '바디 액츄얼리'

'데이트 성폭력' 후 상대방 문자 메시지에 대응하는 잘못된 예와 올바른 예가 소개됐다.

박하연 여성 폭력 수사관은 지난 16일 방송된 온스타일 '바디 액츄얼리'에서 "데이트 관계에서도 성폭력이 너무 많다"며 "성폭력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보통 혐의없음 '무혐의'로 끝나는 경우가 되게 많다"고 말했다.

박하연 수사관은 "이때 방법 중에 하나를 말씀드리면 가해자를 처벌하려고 하면 처벌하려고 하는 가능성 범주 안에 이 사람을 넣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며 "성폭력 가해자들이 어떤 매뉴얼로 대응하냐면 카톡이나 문자로 '너 어제 어땠어?', '괜찮았어?', '집은 잘 들어갔니?', '밥은 잘 먹고 있어?', '우리 내일 또 만나자' 아무렇지 않게 문자나 카톡을 보낸다"고 전했다.

이하 온스타일 '바디 액츄얼리'
이하 온스타일 '바디 액츄얼리'

이어 "이걸 받고 가만히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뭔가라도 대답하는데 '글쎄', '....', 'ㅎㅎ'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때문에 '왜 너는 성폭력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대처했느냐'고 물으면서 이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처리하는 게 되게 많다"고 말했다.

박하연 수사관은 "남자친구가 '너 어제 좋았어? 난 좋았는데' 이러면 '너 지금 무슨 소리야', '너 니가 한 짓 생각 안 나니?', '너 나한테 잘못한 거잖아' 이렇게 대응해야 한다"며 "함부로 'ㅎㅎ',

'...' 쓰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수사관은 목숨을 위협하는 성폭력 상황에서는 강하게 저항하는 것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하연 수사관은 "피해자한테 저항하라고들 하는데 현장에서 '안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도와주세요' 외치면 괜찮을까. 그럴 수 있을 것 같나. 찍소리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가 목에 칼을 대고 있는데... 소리치시면 안 된다"며 "일단 살아 돌아오셔야 된다. 내가 이 가해자 앞에서 소리치지 않는 게, 저항하지 않는 게, 그 사람이 하라는대로 따라가는 게 살아올 수 있는 방법이다. '저항'에 너무 얽매여 있지마라. 내가 살기 위해서 외치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

정신과 전문의 양재웅 씨는 "박 수사관님 말은 살해 위협까지 간 성폭력 상황"이라며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싫어요. 뭐하는 거예요?'라며 초반에 의사표시를 확실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