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이 커도 너무 컸던” 역대급 해외 사기꾼 6명

2019-03-0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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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를 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 정도로 큰 사기행각을 벌였다.

검사, 은행,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 전화를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매일매일 크고 작은 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사기는 금전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사람에 대한 신뢰마저 저버리게 해 더욱 무서운 범죄다. 때로는 단체나 국가에 대한 신뢰도까지 잃게 만들 정도로 규모가 큰 사기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기꾼 한 사람이 꾸며낸 '간 큰' 거짓말이 전 세계를 뒤흔드는 일도 드물지만 있다. 여기서는 한 나라를 넘어서 세계까지 들썩이게 한 '역대급' 사기꾼 6명을 소개한다.

1.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

이하 XTM '잡학다식한 남자들의 히든카드 M16'
이하 XTM '잡학다식한 남자들의 히든카드 M16'

구석기 유적 날조 사건을 일으킨 일본 고고학자다. 후지무라는 1970년 아마추어 고고학자로서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는 70만 년 전 구석기 유물 등 각종 유물을 계속해서 찾아내 '신의 손'으로 불렸다.

일본 학계는 후지무라 발견을 토대로 일본에 구석기 시대가 찾아온 때가 70만 년 전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수치다. 이와 같은 주장은 교과서에도 실렸다.

일본 매체 마이니치 신문 2000년 11월 5일 보도로 후지무라 사기행각 전말이 드러났다. 후지무라가 유물을 몰래 묻은 후 공식적으로 발굴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벌여왔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일본 고고학계는 세계적인 신뢰를 잃었다. 후지무라가 부이사장으로 있던 도호쿠 구석기 문화 연구소는 "학설의 근간이 흔들렸다"는 이유로 해산했다.

2.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오보카타 하루코는 일본 와세다 대학을 나와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체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담았다 빼기만 하면 신체 여러 조직으로 변하는 '만능 줄기세포'를 발견했다고 주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오보카타는 '만능 줄기세포'로 불렸던 자극 야기성 다능성 획득 세포(STAP 세포) 논문을 지난 2014년 1월 30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만능 줄기세포' 발견에 전 세계가 주목했지만 논문은 발표 이후부터 계속해서 날조 의혹을 받았다.

오보카타는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며 세포 제작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일본 조사위원회는 약 3개월 동안 조사한 끝에 STAP 세포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2014년 12월 26일 논문 자체가 대부분 날조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와세다 대학은 이듬해 오보카타 박사 학위를 취소했다.

3.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内守)

MBN '굿모닝 MBN'
MBN '굿모닝 MBN'

사무라고치 마모루는 일본의 작곡가다.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교향곡 '히로시마(HIROSHIMA)' 등을 작곡해 큰 히트를 치며 '일본의 베토벤'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니이가키 다카시(新垣隆)가 2014년 2월 본인이 사무라고치 곡을 대신 써준 '유령 작가'라고 밝히며 파문이 일었다. 니이가키는 약 18년 동안 그에게 20여 곡을 써준 후 700만 엔(한화 약 6700만 원)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니이가키는 사무라고치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조사 결과 사무라고치는 난청을 가지고 있기는 했으나 귀가 들리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4. 타냐 헤드(Tania Head)

SBS '8 뉴스'
SBS '8 뉴스'

타냐 헤드는 2001년도에 발생한 9.11 테러 생존자로 알려지며 영웅시됐던 인물이다. 그는 테러 당시 건물 78층에 있었지만 한 남성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며, 다른 건물에서 일하던 약혼자 '데이브'는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헤드는 생생한 후일담을 전하며 미디어 주목을 받았다. 그는 9.11 테러 생존자 모임 회장직까지 맡았다.

2007년 뉴욕타임스 보도로 타냐 헤드가 9.11 테러 생존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헤드가 졸업했다고 밝힌 대학과 근무했다고 주장했던 회사에 모두에 타냐 헤드에 관한 기록이 없었다.

헤드가 약혼자라고 밝힌 데이브 가족 역시 타냐 헤드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지인 라 반구아르디아(La Vanguardia)가 헤드가 9.11테러 당시 미국이 아닌 스페인에서 강의를 듣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내며 타냐 헤드의 거짓말은 완전히 들통났다.

5. 버나드 메이도프(bernard madoff)

MBN '출발 모닝뉴스'
MBN '출발 모닝뉴스'

버나드 메이도프는 전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이다. 650억 달러(약 70조 4600억 원) 규모 금융 사기를 벌였다.

메이도프는 투자자를 모집해 돈을 모은 후 그 돈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고, 새로운 투자자에게 받은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다단계 수법 '폰지 사기'로 투자자 수천 명을 속였다. 투자자들은 650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

메이도프는 2008년 12월 11일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2009년 미국 법정은 메이도프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0년 형을 선고했다.

6. 폴 빈트(Paul Bint)

유튜브, WOODDDDDDDYAMOVIES3

폴 빈트는 여성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변호사, 은행가 등으로 위장한 후 부유한 여성에게 접근해 잠자리를 가진 후 지갑을 훔쳤다

그는 본인이 연예인 등 유명인사와 친분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심지어는 검찰 총장이라고 사기를 치기도 했다.

빈트는 이와 같은 사기 수법으로 약 200만 파운드(한화 약 29억 원)를 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옥에서 3년간 복역한 후 지난 2011년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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