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외식도 양극화…'1인 최대 17만원' 레스토랑 예약 끝

2017-12-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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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더 파크뷰에서 12월 31일까지 주말 전 좌석이 예약 마감됐다.

연말 시즌, 호텔 뷔페 인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뷔페 라세느 전경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최근 회사에서 연말 보너스를 받은 직장인 김모(39)씨는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외식을 하려고 호텔 뷔페 몇 곳에 예약 문의를 했다가 남은 좌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김씨는 "평생 처음으로 호텔 뷔페에 가보려고 큰 마음을 먹었는데 예약이 안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1인당 10만원이 넘는 식당들에 자리가 없다는 걸 보면 경기가 안 좋다는 건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21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주요 호텔 뷔페와 고급 레스토랑들은 일찌감치 연말 시즌 예약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100달러(환율에 따라 원화로 계산)인 랍스터 전문 뷔페 바이킹스워프 서울 잠실점과 여의도점 모두 이달 31일까지 평일·주말 전 날짜에 예약 마감됐다.

서울 청담동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1인당 14만8천원, 17만8천원의 세트 메뉴만 판매한다. 2시간 동안만 식사할 수 있는 시간제로 운영하는데도 24일 예약은 모두 마감됐고, 25일도 오후 9∼11시만 예약이 가능한 상태다.

유명 호텔 뷔페들도 연말 시즌에 평소보다 가격을 올려 받는데도 예약 가능한 날짜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신라호텔 더 파크뷰에서 12월 31일까지 주말 전 좌석이 예약 마감됐다.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도 만석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와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도 23∼25일 점심·저녁 모두 만석이다.

이들 뷔페는 평상시 주말 가격이 성인 1인당 10만8천원이지만 연말 시즌에는 메뉴를 약간 변경해 15만9천원까지 올려 받는다.

송년회를 호텔 뷔페에서 할 예정인 직장인 김모(35·여)씨는 "연말이라 회사에서 회식 지원금이 나와 호텔에서 송년회를 하게 됐다"며 "분위기도 좋고 음식 종류나 질도 다른 뷔페와 차별화되기 때문에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연휴에 평소와 다름없이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경제적 여건이 여유롭지 않은 탓에 그럴 수도 있지만, '혼밥'(혼자 먹는 밥)을 선호하거나 가성비가 좋고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회사원 김모(36)씨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타코벨과 맥도날드, 버거킹 등 평소 즐겨 찾던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때울 계획이다.

김씨는 "치킨이나 피자를 배달시키면 혼자 다 못 먹고, 식당은 혼자 온 손님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패스트푸드점에서 남들 눈치 안 보고 24시간 식사할 수 있다"며 "요새는 패스트푸드도 다양해져 사흘 내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홍다혜(28·여)씨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편의점 도시락이나 마트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종류가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다"며 "연휴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가족들과 편의점 음식을 더 자주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간편식이 다양해지면서 외식 대신 집에서 간단한 요리를 해 먹으려는 사람도 늘었다.

결혼 후 첫 크리스마스를 맞는다는 직장인 문모(35)씨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폭립, 라자냐, 파스타, 티라미수 케이크 같은 간편식을 활용해 집에서 나름의 코스 요리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며 "와인을 제외하면 5만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그럴싸한 한 끼를 차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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