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상담 중 방에 들어가 문 잠궈..” 자살 막으려 창문으로 이동하던 경찰 실족사

2017-12-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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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경사는 6살 아들이 있는 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한 경찰관이 자살 의심 신고가 들어온 주민을 구하려다가 아파트 9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22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아들이 번개탄을 사갖고 들어왔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가 들어왔다. 정연호(40) 경사를 비롯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정 경사는 자살의심자 A(30)씨와 A씨 어머니와 방에서 상담을 진행했고, 그 사이 다른 경찰관은 A씨 아버지와 상담했다. A씨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담 중에 A씨는 동생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갔다. 방 안에서 창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자 정 경사는 다른 방 창문을 통해 A씨에게 접근해야겠다고 판단, 이동하던 중 미끄러져 아파트 9층 아래로 떨어졌다.

정 경사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정 경사는 6살 아들이 있는 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 정 경사에 대해 "평소 열정적인 경찰이었다"며 "순직 처리와 1계급 특진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결식은 수성경찰서에서 열린다.

고 정연호 경사 / 연합뉴스
고 정연호 경사 / 연합뉴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순직한 경찰관은 고 정 경사가 네 번째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5년간 과로와 사고 등으로 순직한 경찰관은 30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