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3D 프린팅 뼈이식으로 절단할 뻔한 다리 완전 치유한 강아지

2017-12-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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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사고 등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삶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복합골절된 부위에 뼈 성장 촉진 물질과 줄기세포 등을 입힌 지지대를 이식한 모습 / BBC방송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연합뉴스
복합골절된 부위에 뼈 성장 촉진 물질과 줄기세포 등을 입힌 지지대를 이식한 모습 / BBC방송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영국 과학자들이 사고로 다리를 절단해야 할 위기에 처한 개를 입체(3D)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한 뼈 이식수술로 완전히 치유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치료법은 앞으로 동물뿐만 아니라 지뢰사고 등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삶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에바라는 이름의 개는 1년 전 자동차사고로 오른쪽 앞발 뼈가 으스러졌다. 글래스고대학 동물병원에서 온갖 치료를 다 받았으나 복합골절 부위가 계속 감염돼 다리를 완전히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예상됐다.

최선의 방법은 복합골절부위 뼈를 2cm가량 제거하는 수술이었으나 이로 인해 에바는 영구적 장애롤 안고 살아가야 했다.

동물병원 의료진은 같은 대학 생체의료공학과 마누엘 살메론-산체스 교수팀이 인공 뼈 조직 성장 복합물질을 개발한 사실을 알고 에바의 치료를 맡겼다.

그 결과 이식수술 6주 만에 뼈가 재생, 완치돼 에바는 이후 재활훈련을 거쳐 완전히 정상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영국 글래스고대학팀 다리 절단 위기 개 인공 재생 뼈 이식수술로 세계 첫 완치 성공 / 유튜브, 'BBC News'

뼈 조직은 피부나 근육 조직과 달리 재생이 쉽지 않다. 동물 체내에서 생성되는 BMP-2라는 생체 단백질이 뼈 재생을 촉진한다는 것은 알려졌으나 문제는 이를 해당 부위에 잘 달라붙어 활성화시키기 어려웠다.

산체스 교수팀은 페인트나 손톱광택제 등 각종 생활용품에 흔히 쓰이는 화학물질 폴리에틸크릴산(PEA)이 극소량으로도 BMP-2 활착 효과가 큰 점을 발견했다.

치료과정은 이렇다. 우선 실험실에서 3D 나노 프린팅 기술로 해당 부위에 딱 맞는 의료용 플라스틱 뼈 지지대를 만든다. 여기에 BMP-2와 PEA 혼합물질과 줄기세포를 덮은 뒤 이식한다.

이후 뼈 조직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어 제자리를 잡는 사이에 플라스틱 뼈 지지대는 생체분해돼 없어지고 기능이 정상화된다.

앞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정교한 맞춤 의수나 의족을 사람이나 동물에게 제작해준 사례들은 많았으나 뼈 성장 생체 이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연구팀은 영국의 국제 지뢰 희생자 지원단체인 '더 나은 길 찾기'(Find a Better Way)로부터 280만 파운드(약 40억원) 지원을 받아 이 물질과 치료법을 개발했다.

그러나 인체 임상시험을 하기 위한 검증과 절차 등을 밟는 데 5년은 걸릴 상황이었으며, 실제 성공할지는 불투명했다.

에바 성공 사례로 연구팀은 자신감을 얻었다. 산체스 교수는 이 기술은 지뢰사고 생존자뿐만 아니라 사지에 문제가 생긴 많은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인간에게 적용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연구팀은 향후 3년 내에 인체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3D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정교한 인공 의족으로 태너아 처음으로 걷고 달릴 수 있게 된 개 '더비' / 유튜브, ' 3D Syst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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