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 많이 받았다” 영화 '1987' 실제 최환 검사가 말하는 당시 상황

2018-01-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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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고문인지는 알 수 없어도 어쨌든 고문해서 죽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최환 변호사 (1995년 서울지검장 시절) / 연합뉴스
최환 변호사 (1995년 서울지검장 시절) / 연합뉴스

영화 '1987' 속 실제 주인공 최환 변호사가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뤘던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서는 실제 고 박종철 열사 사건을 맡았던 전 서울지검 공안부장 최환(75) 변호사가 출연했다.

최 변호사는 "그 당시 고문 시비가 많았을 때다. 그 전에 김근태 씨 고문 사건과 권인숙 씨 고문 사건이 있었고 원인도 모르게 사망한 사건(의문사)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근태 고문사건은 전 민청련(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이었던 김근태 씨가 1985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았던 사건이다. 고 박종철 열사를 고문했던 이근안 전 경사가 김근태 씨 고문관이기도 했다. 권인숙 씨 고문사건은 1986년 부천경찰서에서 대학생 권인숙 씨를 상대로 성고문을 가한 사건이다.

최 변호사는 "공안부장으로 재임 중에 고문만은 철저히 단속해서 인권 유린 사례가 없도록 할 생각이었다"며 "그러던 참에 (고 박종철 열사 사건을) 제게 보고하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건 사람이 고문당하는 정도가 아니라 죽은 거다. 무슨 고문인지는 알 수 없어도 어쨌든 고문해서 죽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회고했다.

영화 '1987' 스틸컷
영화 '1987' 스틸컷

최 변호사는 당시 압력을 많이 받았다고 지난 5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도 털어놓았다. 그는 "검찰총장, 검사장한테서 전화가 오고 청와대에서도 '각하의 관심 사안'이라고 전화가 왔다.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우리 애들이 실수를 좀 했는데 봐 달라'고 하더라. 그 날은 동생 집에서 잤다. 집으로 밤새 전화가 왔다고 아내가 말하더라"고 했다.

최환 변호사는 이후 1995년 서울지검장이 돼 5.18특수본부장을 맡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내란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켰다. 1999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사 복을 벗고 현재 최환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