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 대국민 서명운동... 다시 불거진 '교차상영' 논란

2018-01-19 09:30

add remove print link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 측이 교차 상영 중단을 위해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대형 극장 체인 '교차상영'을 두고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차상영이란 한개관에서 두 편 이상의 영화를 번갈아 가며 상영하는 것을 말한다. 상영관 한 곳에서 하루종일 같은 영화를 틀어주는 것이 아닌, 첫번째 타임은 A영화, 그 다음 타임은 B영화를 상영하는 식이다. 관객이 잘 찾지 않는 시간에는 소위 '작은 영화'를 걸고, 중요 시간대에 '대작'을 배치한다.

영화인들은 그간 꾸준히 교차상영 철회를 촉구해왔다. 2009년 영화 '집행자'를 연출한 최진호 감독과 배우 조재현 씨 등은 문화체육관관광부에 교차상영 철회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2010년에도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를 두고 교차상영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꿈은 이루어진다'가 개봉 1주일도 안돼 교차상영됐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측도 교차상영 중단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냈다.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측은 19일 "개봉 첫날부터 교차 상영으로 인해 영화가 제대로 상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관람하려는 관객들이 불만과 항의가 제작사로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제작사는 멀티플렉스 극장 3사를 상대로 교차 상영중단을 위한 법제 마련을 위한 청와대 청원 게시판 내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덧붙였다.

영화관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 개봉 편수가 1700여 편이 넘는다. 한 주에도 많은 영화가 나온다"라고 위키트리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 편성 시간은 관객 수요, 경쟁작 상황, 예매 상황, 관객 인지도, 평가 등을 모두 종합해 정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1987', '코코' 등 경쟁작 예매율이 꾸준히 높은 상황이었다"며 "모든 영화 상황을 100%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돌아와요 부산항애' 측 주장에 대해 "교차 편성 건과 개봉 극장 수에 대해서는 배급사와 충분히 협의했다"며 "청와대 청원에서 예매가 안 열렸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예매는 열렸다"라고 밝혔다.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제작사 측 공식 입장 전문이다.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가 개봉 첫날부터 일명 퐁당퐁당 교차상영으로 인해 제대로 상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돌아와요 부산항애'제작사는 대형극장 체인을 상대로 교차상영중단을 위한 법제마련을 위한 청와대청원게시판 대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작은 영화들에게 암암리에 행해졌던 일명 퐁당퐁당 교차상영은 주어진 시간표대로 영화를 상영하지 않고 오전 8시나 심야 12시 이후에 시간을 배정하여 관객이 원하는 시간에 영화를 예매하거나 제대로 관람할 수 없는, 그래서 주말까지 영화가 상영될 수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극장에서는 데이터상 관객이 떨어지니 다른 영화로 상영할 수밖에 없다는 구실을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은 오랫동안 행해진 문제점이기도 하다.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개봉 전날까지도 극장에서 예매를 열어주지 않았고 개봉 당일부터는 본격적인 교차상영이 시작되어 개봉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과 시간이 정상적으로 배정되지 않아 예매를 하려는 관객이나 극장에서 관람하려는 관객들이 불만과 항의가 제작사로 빗발쳤다.

대형 극장 체인과 같은 계열기업에서 투자하거나 배급한 영화에 대한 스크린 수를 늘리기 위해 타 영화의 스크린오픈을 지연시키고 심지어 개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관람이 용이하지 않은 오전8시, 심야1시 등의 형식적인 시간에 상영을 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개봉은 오랜 수고로 만들어진 한국영화 한 편을 스스로 죽음의 길로 걸어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고, 이 영화가 비록 대기업의 대형 자본은 아니지만 중소기업들과 개인투자자들의 힘으로 만들진 것이기에 더욱더 이런 상황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표현이 영화 속에서 꾸며진 내용이지만 현실에서는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하루에 아침1번 혹은 심야1번의 상영시간 배정으로 사실상 영화를 예매하거나 일반적인 관람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메가박스체인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CGV의 경우 하루 두, 세 번의 상영시간을 배정 해 준 것은 그나마 배려이다. 오로지 자체계열기업의 영화상영과 해외직배사의 영화로 거의 모든 시간표를 채우고 있다. CGV의 경우 사전에 관객이 스스로 영화를 선택해서 예매하는 무비핫딜을 통해 전국12개 지역 CGV체인 중 9개의 전국CGV 체인에서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상영이 결정되었지만 무비핫딜이 성공된 곳에서 조차 개봉일에는 극장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 같은 얄팍한 전략은 회원확보를 위해 소형 제작사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같은 날 개봉한 '그것만이 내 세상', '메이즈러너'의 경우 CGV는 물론 전국의 체인극장에서 전시간 상영하는 반면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17일 18일 이틀 동안 아침 일찍 혹은 심야시간 하루 한번 두 번의 심한 교차상영의 시간표를 배정하거나 금요일 토요일 시간은 거의 배정 해 주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관객이 몰리는 주말의 황금시간대에 영화를 보기위해 예매하는 관객이 영화를 선택할 수조차 없는 지경이다. 절대로 좋은 시간을 내어주지 않는다. 작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는 전혀 없다. 대부분의 대형체인의 경우 작은 영화의 배급시사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고 오직 본인들의 빅데이터를 통해 영화적인 흥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형식적인 개봉 이외에 영화상영을 하지 않는다. 오직 블록버스터와 자사기업계열이 우선시되고 살아남는 현실이다.

물론 자사가 투자한 영화에 대한 수익적인 면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너무한 처사다.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박희준 감독은 “오랜 시간 행해진 작은 영화에 대한 횡포는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 행위와 같다”고 언급하며 블록버스터나 대형체인의 기업계열의 영화가 아니더라도 개봉 후 단 일주일 아니 최소한 하루라도 교차상영이 아닌 제대로 된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단 한명의 관객이 가질 수 있는 권리다. 정말 오랜 시간 혼신을 다한 영화들이 일주일, 아니 단 하루라도 교차 상영하지 않고 제대로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CGV를 비롯한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에 고가의 극장광고까지 진행했고 상당한 사전예매 이벤트를 진행하였지만 예매권을 구입한 많은 관객들이 예매를 하고 싶어도 주변에 상영하는 극장이 없어 예매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부터 상영할 계획이 없다면 광고도 받지 말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전 체인 극장에 영화광고가 돌아가면서도 상영 스케줄은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지난 11월 히로시마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대되어 전석매진으로 화제가 되었고 한국개봉 이후 오는 1월 19일 한국영화로는 최대 규모로 베트남 전역개봉을 시작으로 대만 등 아시아개봉을 준비 중이다.

그 동안 영화인들조차도 어쩔 수 없다고 하며 암암리에 묵인했던 이런 '교차상영' 일명 "퐁당퐁당 상영" 등 대형 체인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어 작은 영화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제마련을 위해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제작사는 청와대게시판을 통한 대대적인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