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어려운 친구들 많이 돕고 싶다” 미담 폭발한 보겸 인터뷰

2018-01-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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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선배인 대도서관을 콜럼버스 같은 존재라고 언급하면서 “평소 너무 존경하는 분이라 가끔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이루(ㅂㅇㄹ)~ 이거 실화냐? 아, 컹스하네"

BJ 겸 유튜버 보겸(김보겸·30)은 최근 1인 방송계 '빅 스타' 중 한 명이다.

보겸이 영상을 올렸다 하면 유튜브 기준 평균 100만 뷰가 넘는다. 찰진 입담과 드립 실력, 무심한 듯 빵 터지는 표현 등이 특히 10·20대 남학생들을 사로잡았다. 무수히 많은 인터넷 유행어들도 만들어냈다. 일명 '가조쿠'로 불리는 팬덤도 막강한 편이다. '가조쿠'는 가족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보겸은 2012년 아프리카TV에서 게임 BJ로 방송을 시작했다. 현재는 게임은 물론 먹방, 토크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보겸을 지난 10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날 보겸은 방송 철학,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진솔하게 답했다. 답변 곳곳에선 '가조쿠'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

요즘 정말 대세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동네 편한 형 같은 그런 이미지 때문에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동네 허세 부리는 형인데, 게임 장비 그런 건 좋고. 그런데 게임은 드럽게 못하고 그런 동네 편한 형 같은 이미지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아는 형도 얼마 전에 전화로 "애들이 길에서 '보이루~보이루~'그러고 다닌다"고 하더라. 그래서 형이 애들한테 '그게 뭔 뜻이냐'고 물어봤는데 애들이 '그냥 사람들이 많이 써서 쓰고 있다'고 했다더라. (보이루는 보겸이 시청자들에게 인사할 때 쓰는 표현이다. 보겸+하이루를 합친 말이다)

그리고 친척 동생들도 제 방송 본다고 해서 신기했다. 가끔 카톡 오는데, "보이루~" 그러더라.

대세 방송인인 만큼 연봉이 수십 억은 될 거라는 루머도 있었다. 루머에 대해 묻자 보겸은 웃으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한 달에 천 만원 이상이냐'는 기자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해 부러움을 줬다. 사진은 이날 '보이루' 포즈를 취하고 있는 보겸 / 이인혜 기자
대세 방송인인 만큼 연봉이 수십 억은 될 거라는 루머도 있었다. 루머에 대해 묻자 보겸은 웃으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한 달에 천 만원 이상이냐"는 기자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해 부러움을 줬다. 사진은 이날 "보이루" 포즈를 취하고 있는 보겸 / 이인혜 기자

"보이루", "미띤" 등 유행어가 많은 편인데

일단 유행어는 말할 때 찰져야 한다. "컹스", "실화냐", "미띤" 등이 있는데, 그게 저한테 되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단, 욕을 순화하자는 취지가 가장 컸다. 시청자들 중에 어린 학생들도 많은데, 그 학생들이 제 방송을 보고 따라 하기도 하니까.

"병신아" 이걸 "병진아"로, "아, 이런 개 같은 상황을 봤나"를 "아, 컹스하네"로 말하는 식이다. 어떻게 보면 그런 (좋지 않은) 상황을 욕이 아닌 다른 말로 대치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짤줍'을 부르는 다양한 모션과 표정도 인기 요인이라고 보는데

표정 연습 같은 걸 따로 하지는 않는다. 그냥 방송에서 즉흥적으로, 맨정신에 한다.

평소에도 방송만큼은 아니지만 밝게 말하는 편이다. 사람들 만나면 밝게 말하고. 대화할 때 제가 밝아야 상대편도 밝게 답해주지 않겠나.

일명 '짤 부자'로 불릴 정도로 짤이 많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짤이 있다면

제가 "보이루" 하고 있는 사진들, 그리고 궁예 사진에 제 얼굴 합성한 뒤 "누가 미띤 소리를 내었는가"라고 한 짤이 되게 기억에 난다. 이외에도 너무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방송 콘텐츠도 되게 다양하다.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

약간 즉흥적으로 하는 편이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더 무궁무진한데, 재가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하고 있다. 제가 잘 할 수 있고 관심 있고 좋아하는 그런 것 위주로.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방송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시간 생방송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생방송에선 아무래도 게임이나 그런 특정 콘텐츠가 아니라 시청자분들과의 아이컨택이 중요하다. 같은 걸 보고 같은 걸 생각하고 같은 걸 듣는 거 그거 세 개가 하나가 될 때, '삼위일체'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했을 때 재미라는 건, 예를 들어 십대가 봤을 때 재미있는 걸 60대가 보면 별로일 수 있다. 결국에는 공감대다. 같은 걸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어야 같이 웃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과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공감대를 중시한다.

게임으로 방송을 시작했던 만큼 게임에 대한 애정도 묻어났다. 보겸은 '방송에서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하면서 좀 더 폭넓게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방송 선배인 대도서관을 존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겸은 대도서관에 대해 '이쪽 길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저한테는) 콜럼버스 같은 분이다. 평소 너무 존경하는 분이라 가끔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 보겸TV 유튜브
게임으로 방송을 시작했던 만큼 게임에 대한 애정도 묻어났다. 보겸은 "방송에서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하면서 좀 더 폭넓게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방송 선배인 대도서관을 존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겸은 대도서관에 대해 "이쪽 길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저한테는) 콜럼버스 같은 분이다. 평소 너무 존경하는 분이라 가끔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 보겸TV 유튜브

집안 형편이 어려운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나눔'을 하는 등 미담으로도 화제가 됐는데

방송에서 컴퓨터 나눔을 하고, 주기적으로 고아원 등에도 후원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이 잘 사는 편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부모님 졸라서 샀었고, 학교 다닐 때 옛날 컴퓨터를 써서 (옛날 컴퓨터에서 잘 작동이 되지 않는) 요즘 게임을 하는 친구들이랑 소통을 못한다거나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요즘 더 심하다. 왜냐면 아예 옛날 컴퓨터거나 그것마저도 아예 없는 친구들, 집이 힘든 친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 게임을 해봐야 (게임을 하는) 그 애들이랑 어울릴 수 있는 거지 않나. 그거 또한 공감대다.

그런 친구들을 돕는 게 제 목표기도 하다. 그래서 컴퓨터 나눔 행사도 하고 있는 거고. 앞으로도 어려운 친구들을 많이 도울 생각이다.

"제 방송에서 '돈'은 제 1의 목적이 아니다. 3번째 순위 정도 된다. 제가 방송을 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많은 분들께 제 이름을 알리고 좋은 영향을 주고 이로움을 드리고 싶어서, 힘든 분들께는 웃음과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서다" / 이하 유튜브, 보겸 TV

방송에선 "유쾌하고 편한 형" 이미지가 강하다. 방송에선 덜 보이는, 의외의 면모가 있다면

요즘 제가 책을 정말 무지막지하게 많이 읽고 있다. 베스트셀러 그런 거 웬만한거 다 챙겨 읽고.

그랬던 이유가 그게 학생들이 저를 많이 따라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런 글귀도 본 적이 있다. 강호동 씨가 한 말인데 "웃긴 사람이 돼야지, 우스운 사람이 되면 안된다"고.

그래서 어떤 부분이든 가조쿠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서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귀나 책 같은 거 있으면 말해줄 수 있지않나. 그래서 책은 하루에 비는 시간에 꼭 읽고 있다. 어떤 부분이든 가조쿠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서 금전적인 부분이든 인성적인 부분이든 어떤 부분이든 간에 가조쿠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다.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

'미움받을 용기'다. 알프레도 아들러 심리학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 뭐냐면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자기관리론'이다.

두번씩 읽었는데, 사람이 살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인간관계고 걱정거리인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잘 제시해주더라. 세 권 다 워낙 베스트셀러라 잘 아실 것이다.

그리고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도 추천한다. 언어에 대한 이야기인데, 책에 여백의 미도 적당하게 있어서 읽는 사람에게도 여유를 주더라.

방송하면서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별의별 친구들이 많았다.

존경하는 사람 인터뷰해야 된다고 찾아온 학생들이 있었다. 학교 수행평가라고, 하루 종일 기다렸다고 해서 그 친구들하고 잠깐 이야기하면서 도움을 준 적이 있었다.

"최미르,고일우 그 친구들한테도 되게 미안하다. 기억에 진짜 많이 남더라"

얼마 전에 이런 친구도 있었다. 승우라는 친구가 있는데 몸이 안 좋아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수술하기 전에 보겸이 형 한 번만 보게 해달라"고 엄마한테 그랬다고 하더라. 그래서 승우 어머니한테서 메일이 와서 만난 적이 있다. 수술 전에 같이 사진도 찍고 얘기도 했는데, 그게 한 몇 주 된 것 같다. 지금은 수술을 받은 상태라고 들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가조쿠 분들과) 정모를 하고 있다. 올해도 계획 중이다. 학생들 방학 끝나기 전에 2월 즈음, 늦어도 3월 전에는 하려고 한다. 100~200명 정도, 호텔 뷔페로, 예산은 1000만 원 정도 생각하고 있다.

인기가 많아지면서 극성팬 고충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가조쿠 분들을 '컹스맨'이라고 부른다. "컹스가 매너를 만든다"고 가조쿠 분들께 예의와 품격, 매너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극성팬'으로 불릴 정도로 심한 사람들은 없었다. 우리 가조쿠 분들은 확실히 착하고, 품위가 있다. 그 BJ에 그 가조쿠, 그 크리에이터에 그 팬들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대학 휴학 중이다. 5학점 정도 남았다. 이번 연도에 꼭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원 진학 생각하고 있다. 방송 쪽 아니면 제가 배울 수 있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

방송 콘텐츠는 즉흥적으로 하는 게 많아서, 앞으로도 다양하게 할 생각이다. 계획하고 있는 건 많다.

끝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감사드린다. (가조쿠 분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웃기긴 하지만 우스운 사람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2017년도 대단한 해였지만 이건 저한테 시작일 뿐이다. 2018년엔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올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

가조쿠(보겸 팬들)가 만든 보겸 짤 / 온라인 커뮤니티
가조쿠(보겸 팬들)가 만든 보겸 짤 /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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