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소오름” 사이코패스 역할 맡은 배우 8명

2018-01-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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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사이코패스 역을 찰떡처럼 소화해낸 배우를 모아봤다.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을 말한다. 흔히 이들을 설명할 때 가장 적합한 표현은 '감정이 메말라 있는 사람'이다.

미국 범죄심리학자 마이클 스톤의 책 '범죄의 해부학'에는 사이코패스가 가진 다양한 특징이 제시돼있다. 이들은 대인관계에서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죄의식이나 양심의 가책이 없다. 특정상황에서 자기 제어가 부족해 충동적인 행동을 벌이기도 한다.

사이코패스 성향은 주어진 환경에서 다양하게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음침하고 우울한 환경에서 사는 사이코패스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유명하거나 이름을 알린 사람들 또는 전문직종을 가진 사람들 중에도 사이코패스가 존재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가지각색의 사이코패스들이 영화 속에 등장한다. 보는 사람을 덜덜 떨리게 할 만큼 소름 끼치는 사이코패스부터 너무 매력적이라 차마 미워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까지. 영화 속 사이코패스 역을 찰떡처럼 소화해낸 배우를 모아봤다.

1. 문성근

영화 '실종'
영화 '실종'

영화 '실종'은 사라진 동생을 찾기 위해 어느 시골 마을에 간 언니가 연쇄살인범과 사투를 벌이는 스릴러물이다. 배우 문성근 씨가 연쇄살인범 판곤 역을, 언니 역은 배우 추자현 씨가 맡았다.

문성근 씨는 판곤에 빙의된 듯 섬뜩하고 잔인한 사이코패스 연기를 소화해냈다. 극중 판곤은 여성을 납치 감금한 뒤 성폭행을 저지르고 지겨워지면 산 채로 갈아 닭모이를 준다.

김성홍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문성근 씨 연기를 극찬했다. 그는 "문성근 씨가 너무 몰두한다. 상대방 이를 뽑는 장면이 있었는데 진짜로 뽑을까 봐 걱정했다"고 회상했다.

2. 김재욱

곰TV, OCN '보이스'

배우 김재욱 씨는 2017년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패스 모태구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에서 김재욱 씨는 큰 키와 잘생긴 외모에서 풍겨나오는 섬뜩한 사이코패스 연기로 호평받았다.

극 중 모태구는 대기업 회장 후계자로 불리지만 살해 후 시체의 머리카락을 수집하는 엽기적인 사이코패스다. 특히 눈을 뽑는다든지 입을 찢어 죽이는 잔인한 살인방법으로 시청자 심장을 얼어붙게 했다.

드라마 속 장면이 너무 잔인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제작진은 수위를 낮추는 대신 19세 이상만 시청할 수 있게 11~12화의 시청등급을 올려버렸다.

3. 배정화

곰TV, OCN '보이스'

배우 배정화 씨 역시 OCN '보이스'에 출연했다. 잠깐 등장하는 단역이었지만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정화 씨는 극 중 아들을 학대하는 엄마 오수진 역으로 나왔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어릴 때 학대받았던 기억 때문에 자신도 아들을 학대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물고문 당하던 아들 아람이가 엄마를 피해 세탁기에 숨는 장면인 '세탁기 신'은 보이스를 알린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세탁기 속에서 핸드폰으로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아람이와 그런 아들을 찾으려고 혈안이 된 엄마가 세탁기로 다가오는 장면은 보이스 전회를 통틀어 가장 숨막히는 신으로 꼽힌다.

4. 김창완

영화 '닥터'
영화 '닥터'

영화 '닥터'는 최고 권위를 가진 성형외과 의사가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살인본능을 터뜨린다는 내용이다. 배우 김창완 씨는 이 영화에서 사이코패스 성형외과 의사로 변신했다.

드라마에서 늘 따뜻하고 훈훈한 역할만 해왔던 김창완 씨였기에 그가 사이코패스로 돌변하는 장면은 소름 끼치도록 무섭게 느껴진다.

5. 마이클 C. 홀

Showtime '덱스터'
Showtime '덱스터'

시즌 8까지 나왔던 미드 '덱스터(Dexter)'에는 조금 특이한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 주인공 덱스터는 낮에는 미국 마이애미 경찰서에서 혈흔 분석가로 일하지만 밤에는 연쇄살인범이자 사이코패스로 돌변한다.

덱스터가 특별한 이유는 그가 "세상에 있어서는 안될 연쇄살인마"만 골라 죽이기 때문이다. 덱스터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이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이후 그는 아들의 살인 충동을 저지하기 위해 범죄자들만 죽이도록 훈련시킨다.

덱스터는 사이코패스답게 감정에 무딘 편이었다. 하지만 자기 성향을 숨기기 위해 일반인들처럼 느끼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보통사람들과 어울리는 방식을 찾아가며 점점 감정이나 표현을 배워간다. 이 과정이 때로는 코믹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졌다.

배우 마이클 홀은 사람 좋은 동네 아저씨와 냉혹한 킬러를 오가는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그 때문에 덱스터에게는 '미워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6. 크리스찬 베일

유튜브, ChiefBrodyRules

크리스찬 베일은 우리에게 배트맨으로 잘 알려진 배우다.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는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초기작이다.

미국 뉴욕 출신 금융인 패트릭은 허세와 나르시즘에 빠져 살고 있다. 패트릭은 사소한 경쟁심 때문에 친구를 도끼로 난자해 죽인 이 후 파티에서 만난 모델, 옛 애인, 매춘 여성 등 닥치는 대로 살인을 저지른다.

크리스찬 베일은 패트릭 역을 맡아 광기 어린 사이코를 연기했다. 범행 전 피가 튀기지 않게 우비를 입고 태연히 춤을 추는 장면이나, 전기톱을 들고 폭주하는 장면은 보는 이를 섬뜩하게 만든다.

7. 안소니 홉킨스

영화 '양들의 침묵'
영화 '양들의 침묵'

1991년 개봉한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9명을 살해하고 시체를 먹어치운 한니발 렉터 박사 역을 연기했다. 한니발 렉터 박사의 사이코패스적 면모가 두드러지는 건 식인 장면이 아닌 그가 주인공과 함께 나누는 대화에서 나타난다.

FBI 수습 요원 클라리스는 감옥에 갇힌 한니발 박사와 대화를 나누며 미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바로 전직 정신과 의사였던 그의 탁월한 지식과 매너 그리고 상대 심리를 교묘하게 움직이는 언변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고작 10여 분 등장하고 1992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된다. 평론가들은 그를 우아하지만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라고 평했다. 영화가 인기를 끌자 한니발 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다.

8. 하비에르 바르뎀

유튜브, Trap movie

악역 전문 배우로 유명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무표정한 사이코패스 킬러로 열연했다. 냉정한 목소리와 눈빛, 소름 끼치는 말투로 관객을 압도하며 역사상 가장 섬뜩한 킬러로 평가받았다.

하비에르 바르뎀은 이 영화로 2008년 열린 제8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탔다. 이 외에도 영화는 감독상, 작품상, 각색상 등 총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home 박송이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