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전 여기서 아이스하키했는데” 한국 방문한 캐나다 참전용사들

2018-01-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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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이는 경기장 뒤에 있는 철조망이 없어지는 평화의 날을 우리 모두 염원하고 있다”

철조망 앞에 선 캐나다 참전용사 / 이하 연합뉴스
철조망 앞에 선 캐나다 참전용사 / 이하 연합뉴스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맞아 한국전쟁 당시 특별한 추억을 갖고 있는 캐나다 참전용사 3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전쟁통 속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가했던 데니스 무어(Dennis Moore·87)와 클로드 샤를랜드(Claude Charland·89), 존 비숍(John Bishop·87)이 그 주인공이다.

고령의 참전용사 3명은 19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습지공원에서 개최되는 '임진클래식' 재현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약 65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임진클래식은 한국전쟁 당시 파병 캐나다 군인들로 구성된 두 팀이 친목을 도모하고 향수를 달래기 위해 임진강 근처에서 열었던 아이스하키 경기다.

당시 캐나다 군인들은 겨울이면 임진강이 아이스하키를 할 수 있을 만큼 언다는 것을 알았고, 캐나다 국방장관이 군인들을 위해 직접 장비를 공수해줬다.

아이스하키 장교팀에서 뛰고 대령으로 예편한 클로드 샤를랜드씨는 "당시 임진강에서 아이스하키를 할 때는 고향인 캐나다를 생각했는데, 오늘은 이곳에 오니 그때의 한국을 떠오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병팀에서 활약했던 데니스 무어씨도 "이런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감격에 젖은 듯 두 눈을 감고 회상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파주시장 권한대행 김준태 부시장은 축사에서 "지금 보이는 경기장 뒤에 있는 철조망이 없어지는 평화의 날을 우리 모두 염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진강서 아이스하키 즐기는 캐나다 군인
임진강서 아이스하키 즐기는 캐나다 군인

캐나다는 한국전 당시 유엔연합군 소속으로 참전국 중 세 번째로 큰 규모인 2만6천791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그중 516명이 전사했다. 캐나다군이 참여한 주요 전투는 가평전투(1951), 임진강전투(1952)가 있다.

이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과 함께 한국팀 대 캐나다팀의 아이스하키 경기가 진행된다.

캐나다팀은 한국전 당시 임진강에서 열린 임진클래식 하키전의 두 주역인 캐나다의 육군 프린세스 패트리샤 경보병연대와 왕립22연대 현역 군인들이 연합팀을 꾸렸다. 한국팀으로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처음으로 연합팀을 만들어 캐나다팀에 맞선다.

성화봉송행사에는 주한캐나다대사, 한국 참전용사, 캐나다 참전용사 등 4명이 참여해 19일 오전 9시 파주출판도시를 출발해 운정·금촌·문산 등을 이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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